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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공예, 도자

유재홍

"열심히 살자"

소        개 흙과 불을 만지는 사람
활동분야 미술, 공예, 도자
활동지역 청주, 서울
주요활동 무늬공방 운영, 전업작가
해시태그 #유재홍 #미술 #공예 #도자
인물소개

막연하게 시작된 청주 생활

 

유재홍 씨는 작품 활동을 한 지 올해로 30년 되었다. 처음에는 회화를 하려고 했지만, 회화과에 입학하지 못하고 공예과로 진학하게 된 것이 현재까지 그의 작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학원에 다니며 입시 준비를 했다. 부모님의 교육열에 힘입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된 셈이다. 공예로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공예 작업을 하다가 다시 홍대 미대에 늦깎이 학부생이 되었다. 역시 공예과였다.

 

대학 졸업 후 그는 경기도 문화재단의 제안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그는 주저 없이 가족과 함께 청주로 내려왔다. 문의면 마동에서 5년 생활을 했고 이후 현재의 작업실에서 줄곧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책 없이 내려오다 보니 활동도 수입도 없었다. 아이들이 크면서 강의도 나가고 사회활동도 시작했다. 그러나 49살 때 강의를 다니며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심근경색이 오기도 했다.

 

 

그저 창작 활동이 즐겁다

 

“이유 없어. 그냥 창작 활동이 재미있는 거다. 나에게 공예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형상화 시키는 작업이다. 순수한 내 생각을 표현해 낸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어디다 쓸 거냐고 물을 때 제일 당황스럽다.”

 

유재홍 씨의 작업은 주로 조형물이다. 생활도자기는 생활 때문에 한다. 전시회는 매년 여는 편으로 현재까지 1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매년 바뀌는 주제에 맞춰 작업을 하고 전시회를 여는 것, 그는 이것을 작가로서 의무라 여긴다.

 

그는 책을 많이 읽는다. 책을 통해 작품의 모티브와 주제를 정하기도 하는데, 최근의 주제는 ‘고도를 기다리며’와 ‘요나의 친구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베케트의 희곡 작품이다. 이 책에서 내 인생과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은 일종의 뇌이기도 하고 천개의 눈이기도 하다. ‘요나의 친구들’은 까뮈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자기만의 인생을 살다 암울하게 죽은 화가의 이야기이다.

 

 

끊임없는 존재에 대한 고민

 

“본인이 작가라고 생각하면 작가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말로만 작가라고 하지 말고 말이나 행동거지나 결과물은 더더구나 말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작품도 자신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이의 시선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라고 나 스스로 이야기하려면 현재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리고 작가의 감수성을 늘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는 책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요즘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글을 쓰는지 내 고민을 책에 물어보는 것이다. 다른 이의 놀라운 생각이나 나이 먹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참신한 것이 보이면 그는 스스로 더 노력하곤 한다. 유재홍 씨는 이런 과정을 통해 고민의 지점을 작품을 통해 정리해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고민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보통 선후배들이 인정하는 선에서 팔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지점도 있다. 그러나 자기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것, 유명해지고 싶은 것, 주류사회에 편승하고 싶어 하는 것은 경계한다. 작업도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하는데 자랑거리나 우월성을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의 화두는 그런 것이 아니다. 흙과 불은 만지는 유재홍 씨는 주류 사회에 편승하는 대신 본인만의 방식대로 살다 죽기를 꿈꾼다. 우주 속에 내가 왜 존재하는 것인지. 우주적으로 인간은 굉장히 소모적인 존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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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김영범 서근원 2017.11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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