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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카페111

주        소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사직대로 227
운영시간 매일 10:00 ~ 24:00
연  락  처 070-7760-7211
해시태그 #갤러리카페 #십자수 #전시대관 #11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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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저는 수놓는 일을 지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 장성동 111-1번지

 

가장 강렬하면서 함축적인 문자가 있다면 숫자가 아닐까? 몇 개로 이루어진 숫자는 단어 몇 개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의미를, 추억을 담고 있다. 이 공간도 숫자와 관련이 있는 곳이다. 네비게이션에 장성동 111-1번지를 검색하면 갤러리카페111(백십일)에 닿을 수 있다.

 

전방 111m 앞 갤러리카페111(백십일)’

 

 

+ 십자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갤러리 카페

 

눈에 익은 고흐의 명화부터 여러 그림들이 벽면에 큼직큼직하게 걸려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림이 아니다. 직접 수를 놓는 사장님은 이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작은 십자수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는 그림이 아닌 여러 십자수 작품들이 걸려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분재를 하는 남편분의 전시를 몇 번 열기도 했고, 반응도 괜찮았지만 지루하다는 의견도 꽤나 있었다. 그 때, 사장님이 하고 있던 십자수를 대중들에게 공개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작품은 많았고 기회도 찾아왔다. 한 공간을 얻어 십자수 전시를 했다. 나무들보다 호응이 훨씬 좋았다. 그림인 줄 알고 관람하다가 자수인 것을 눈치 채는 순간 경악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음 전시에도 전시 부탁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사장님 부부는 대청댐 쪽으로 드라이브를 가셨다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았다. 땅 시세나 보고 갈까? 남편의 꿈은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부지를 본 순간의 느낌을 말씀해주셨다.

 

일단 청주 외곽이긴 한데 시내와 그리 멀지도 않아요. 이마트가 5분 거리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대가 높았고, 날이 좋으면 상당산성의 성곽이 보여요. 느낌이 되게 좋았어요.”

 

그 땅을 사려고 했다. 전원주택과 함께 작은 카페 하나를 차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는 일은 없었다. 부지를 판매할 때 소규모로는 팔지 않는다고 했다. 몇 번의 컨설팅을 받아 기왕 할 거라면 크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마침 주변 환경도 따라주었다. 아들이 커피를 배우고 있었고, 그 쪽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었다. 모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큰일을 벌리게 되었다. 작은 카페를 생각했지만 덩치가 커져버렸다. 처음에는 커피숍만 운영해서는 이만한 공간을 운영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 하우스 웨딩이나 각종 경사, 개인전 행사 등을 기획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카페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놀랐다. 그리고 인테리어 당시 실수한 부분이 몇 군데가 있어서 행사를 진행하기도 조금 어려워진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카페 중앙에 보시면 좌식 테이블이 몇 개 있어요. 저 테이블을 이동식으로 설치했다면 저희가 생각하는 퍼포먼스가 가능했을 것 같은데, 고정식이라서 홀(Hall)을 만들기가 어렵네요. 아쉬운 부분이죠.(웃음)”

 

지금 갤러리카페111(백십일)의 메인 콘텐츠는 명화 십자수다.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이 유명한 그림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그렇다면 사장님께서는 그 십자수라는 것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

 

원래 의상제작을 해서 손재주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결혼을 하면서 제 직업을 포기했어요. 남편의 어릴 적 기억 중에 집에 돌아왔을 때 집이 비어있어 추운 기운이 도는 게 싫다고 해서 저는 집을 지켜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했거든요. 좋았어요. 그 때부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자수를 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자수를 하는 동안은 온갖 걱정이 사라져요. 빨리 작품을 더 만들고 싶고, 해외여행을 가서도 자수 생각을 하니까요.(웃음)”

 

실제로 사장님의 작품도 많이 걸려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도안을 보고 하는 십자수가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사장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카페 중앙에 걸려있는 <황맥>이라는 작품인데요.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나니 너무 공허한 마음이 들어서 시작한 작품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상병이 되니까 끝이 나더라고요. 다른 엄마들은 아들 걱정에 잠 못 이룬다던데 저는 이 작품 덕에 그런 걱정 없이 힘든 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요.(웃음)”

 

여러 전시회를 다녀보았지만 대중들은 아직 현대미술과 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셨다고. 자연스럽게 카페와 함께 접근하면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다가가기 힘든 현대미술 혹은 신진 작가의 작품만 걸려있다면 어려울 수 있으니 쉽게 감상할 수 있고 신기한 십자수가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점은 대관의 방법이었다. 소규모 전시 대관의 경우 대관비를 따로 내는 것이 아닌 카페의 커피 쿠폰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신진 작가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장님의 배려가 돋보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분이라면 본인의 작품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이벤트를 기획했을 거란 확신이 가득했다. 혹시 그런 일이 있는지 질문해보았다.

 

구인사에 제 작품 15점 정도가 걸려있어요. 지금 보시면 작품이 되게 많잖아요. 이 작품들을 나중에 처리하기가 어려워요. 값을 매기는 게 어렵다보니 판매하기도 힘들고요. 기회가 되면 지금 카페를 민상엽 십자수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시립박물관을 만들어서 작품을 꾸준히 전시하고 보관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111(백십일)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 한다. 사실, 주소를 이용한 네이밍의 사례는 많이 있지만 111(백십일)의 경우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한 가정의 꿈을 이루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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