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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박태언

"喜怒哀樂, 인간의 삶을 시 낭송으로 보듬다"

소        개 시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시 낭송가
활동분야 시낭송
활동지역 청주
주요활동 시낭송, 글쓰기
해시태그 #박태언 #시낭송 #글쓰기
인물소개

시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시 낭송가

喜怒哀樂, 인간의 삶을 시 낭송으로 보듬다


3분 20초의 마법. 시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잔잔한 음악 위에 낭송가의 청아한 목소리로 시가 흐르기 시작하면, 시는 글을 벗어나 음악이 되어 객석으로 파고든다. 시 낭송가 박태언(62)씨는 시 낭송은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개구쟁이를 문학소녀로 키워낸 가족과 고향


그는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남자형제들 틈에서 고명딸로 자랐다. 딸과 아들을 차별하지 않았던 부모님은 든든한 배경이었고 푸른 산과 넓은 들, 가재 잡으며 놀았던 개울은 흥미진진한 놀이터였다. 어린 시절, 그는 들로 산으로 놀러 다니는 개구쟁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기는 문학소녀였다. 그 시절 시골에서는 책이 흔하지 않았던 탓에 세계명작선과 같은 도서가 있는 곳에는 한걸음에 달려가서 빌려다가 밤새워 읽곤 했다고 회상했다.

차츰 오빠들이 군대에 가게 되면서 위문편지를 쓰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그때는 글을 쓴다는 생각도 없이 오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오빠가 군대가 있는 동안 집안 사정과 동네 사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니 이런 저런 해 줄 이야기가 많았죠. 그런데 편지 내용이 재미있어서 부대 전체가 함께 기다렸다가 같이 읽었다고 하더라고요. 제 편지덕분에 군 생활이 지루하지 않았다고 고맙다는 인사도 들었죠.”

 

되짚어 생각해보니 그의 문학적 소양은 고향과 가족이 키워주었다며 오빠들과 함께 자연에서 뛰놀았던 추억은 훗날 글이 되고, 그가 낭송하는 시에 생생한 느낌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덧붙였다.

 

 

시 낭송은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공연예술이다


문예한국 시부문 신인문학상(2004·봄)을 수상하면서 시인으로도 등단한 그는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를 졸업하고 주성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다시 진학했다. 그 즈음 우연히 시낭송을 보게 되면서 꼭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당시, 청주에는 시낭송을 강의하는 곳이 없어 온라인으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낭송 공부는 ‘낭독’ 과는 차원이 다른 것임을 실감하게 했다. 낭송하고 싶은 시를 수백 번 읽고, 시에 담긴 희노애락을 이해하고 공감한 후에야 비로소 사람의 목소리에 담을 수 있었던 것.

 

“시 낭송은 단순히 시를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통해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또한 무대에 서서 낭송하는 일은 성악가나 연주가와 같아서 시 낭송은 공연 예술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공손하지만 당당해야 하고, 반듯하지만 자연스러운 자세로 들려주어야 시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시 낭송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겨 스스로 엄격하게 단련했던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한국일보 재능시낭송대회 충북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제1회 사투리경연대회’에서 시낭송 최우수상(2014), 충북예총 우수예술인상 수상(2010)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그간의 노력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그가 강의를 시작한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시낭송 과목은 충북지역의 시낭송가를 배출하는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금까지도 시 낭송을 알리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선두자리는 양보하고 뒤에서 돕고 싶다


‘벌써 한참 지났다/아버지의 산 가섭산을 떠나/수정산도 봉학골도 없는 고향을 떠나온 지도/계곡의 나무도 돌멩이도 보기 힘든 도시에 살며/나는 그렇게 사는 게 잘사는 일인 줄 알았다//......(중략) 이제는/이리저리 밀려다니는 회색 도시를 떠나/약쑥 모깃불 마당가에 피워 놓고/홑이불 덮고 어머니 무릎에 누워 살던/고향 하늘에 별을 세고 싶다/별 하나 나 하나......’ 박태언의 시 <내 마음이 가는 곳>의 일부분이다. 시 낭송을 하는 틈틈이 시집 3권과 산문집 1권을 출판하며 꾸준히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는 그는 이제는 자신을 위한 무대보다 제자들이 활약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특별하지 않으면 시 낭송을 가르치는 수업도 되도록 제자들에게 양보할 생각이다. 시 낭송 전문가로 성장해 함께 걸어가고 있는 제자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그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모두가 더 크게 성장하는 길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시낭송을 비롯해서 글도 쓰고 여러 문학단체의 감사를 맡아 일하면서 참 열심히 살았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글 쓰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봉사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리고 소박하고 겸손하게 베풀면서 사는 것이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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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미 염종현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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