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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미술, 민화, 불화

이상금

“불화를 그리려면 불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해요.”

소        개 큰딸과 같이 불화 전시회 열고 싶다는 민화, 불화 작가, 이상금
활동분야 전통 미술, 민화, 불화
활동지역 청주
주요활동 민화, 불화, 충북불교미술인 협회 고문
해시태그 #불화 #민화 #전통미술 #충북불교미술인협회 #이상금
인물소개

큰딸과 같이 불화 전시회 열고 싶다는 민화, 불화 작가, 이상금

불화를 그리려면 불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해요

군청색 생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가 안내한 작업실은 주인을 닮아 아담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손 때 묻은 작품이 가득한 작업실에는 민화보다도 처음 보는 불화가 더 눈에 띄었다.

 

경북 성주가 고향인 그녀는 중학교 때 청주로 이사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던 그녀는 안방 벽장에 붙어 있던 호랑이 그림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평소 엄하셨던 아버지를 기억하면 호랑이와 같이 앉아있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하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녀는 결혼 후 민화를 하면서 안방에 있던 호랑이 그림이 집을 지키는 그림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산신 테마(산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호랑이와 할아버지 그림)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그녀는 고향 집의 호랑이를 떠올린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면서 어릴 때 보았던 호랑이 그림이 지워지지 않아 운명처럼 민화를 그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고 전했다.

 

민화의 아름다움에 홀딱 반해서 발을 들였지요

 

결혼식 때 주례를 서 주신 선생님의 사모님이 붓글씨 쓰는 것을 봤는데 그렇게 고상하고 우아해 보일 수가 없었어요. 93년도부터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10년 동안 푹 빠져서 정말 열심히 썼어요. 그러다가 2003년도에 우연히 박미향 선생님의 민화 전시회를 가게 되었어요. 그날 민화의 아름다움에 홀딱 반해서 민화에 발을 들였지요. 여러 가지 꽃과 새, 그림을 채우는 미세한 선 하나까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몰라요. 그때부터 서예와 민화를 같이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서예 했던 것이 민화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죠.”

 

그녀는 요즘 작업실에서 불화를 그리면서 민화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민화와 불화 두 가지 다 본 위에 색을 채우는 작업이지만 불화가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이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불화는 삼베, , 천에 그리는데 잠시만 한눈을 팔면 천이 밀려 선이 흐트러진다. 불화는 작품을 시작하면 완성될 때까지 서너 달이 걸리니 작업실에 붙어살아야 하는 고강도의 노동이다. 큰 작품을 의뢰받을 때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작업실에서 밤을 새울 때가 있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7호 배첩장을 이수한 그녀는 오래되어 바래거나 찢어진 탱화 보수 작업도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불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어요

 

불화는 불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는 그릴 수 없어요. 불화를 자세히 보면 부처님들의 정해진 자리가 있어요. 그것을 알고 그려야지 무턱대고 그리거나 순서가 바뀌면 안 되거든요. 불화를 조금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이 후회돼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이론을 배우지 못하고 독학으로만 익힌 것이 아쉽죠. 요즘은 원광대와 동국대학교에서 불화를 배울 수 있는 학과가 있거든요. 다시 태어난다면 꼭 불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어요.”

 

마흔 초입, 다소 늦은 나이에 시작한 탓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달려온 그녀는 청주민예총 전통미술위원회 위원장, 한국민화협회 공모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한국민화협회 초대작가, 한국예술문화 협회 초대작가, 서울 글로벌 문화관광센터 외국인 민화 체험강사, 충북불교미술인 협회 고문을 맡고 있는 그녀는 충북민예총 전통미술위원회 인도네시아 초청 전시회, 청주 공예비엔날레 아트페어 전과 올해로 열두 번째 충북 불교미술인 전시회를 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큰딸과 같이 불화 전시회를 여는 게 꿈이에요

 

큰딸이 미대에 가고 싶어 했어요. 부모 된 입장에서 허락할 수 없었죠. 그림으로 먹고 살기가 어렵잖아요? 딸애는 아직 미술에 미련이 남아서인지 퇴직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해요. 불화를 그리는 엄마 때문인지 딸애도 불화에 관심이 많고요. 이제껏 비싼 불화 서적을 많이 사서 아깝다는 생각을 했는데 딸애한테 넘겨줄 거라 생각하니 잘 장만했다고 생각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딸애와 나란히 불화 전시회를 여는 게 꿈이에요.”

 

1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를 나가는 그녀는 요즘도 기도를 올린다. 기도를 마치고 빈 마음으로 불화를 그리다 보면 주위가 깜깜해지는 것도 잊어버린다는 그녀의 붓이 새털처럼 가볍다. 언젠가 큰딸과 함께한 불화 전시회가 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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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박종희 문호영 2019.08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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