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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도예

김기종

“흙을 빚고 가마에 불을 지피며 손끝으로 새 생명을 피워내는 작업이죠”

소        개 자유로움 가운데 아름다운 선의 세계를 추구하는 현대도예가
활동분야 공예, 도예
활동지역 충북 청주시
주요활동 도예가, 대학/대학원 출강, 시민공예아카데미 출강
해시태그 #공예 #도예 #현대도예
인물소개

자유로움 가운데 아름다운 선의 세계를 추구하는 현대도예가 김기종

“흙을 빚고 가마에 불을 지피며 손끝으로 새 생명을 피워내는 작업이죠.”


현대도예가 김기종은 흙을 빚으며 인생의 미학을 탐구했다. 30년간 외길인생을 걸어오며 전통도자기의 현대적 변형을 통해 한국도예의 재발견을 추구한다. 오묘한 선과 색을 위해 장작 가마 곁을 지키고 있는 그는 제1회 한국예술문화명인 도예부문 명인으로 선정되어 충북에서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저 손끝에 닿는 흙의 느낌이 좋아 이 길을 걸어왔죠. 자연에서 무형의 형체로 존재하던 흙이 아름다운 형태를 지닌 그릇이 되거나 값진 예술품으로 탄생하면 전율을 느껴요. 실로 그 과정에서 느끼는 마력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 범주에 속하는 현대도예로 그 특징은 과거의 도자기를 단순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작업 기법과 사상을 가미한다는 것에 있다. “전통 도자기의 현대적 변형을 통하여 한국 도예의 재발견을 추구한다”는 그에게 도예작품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이다. 그가 작품에 예술적 가치와 실용적 가치를 담은 이유일 것이다.

 

그는 명인으로 인정받기까지 숱한 시련을 겪었지만 끝내 흙과 가마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흙과 가마가 일러 주는 깨달음을 알아갔다. 그것은 “무형의 흙은 만드는 사람의 손끝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과 가마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끊임없는 노력과 올곧은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아름다운 선과 색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오랫동안 흙을 빚으며 그 과정을 인생의 미학이라 일컬은 이유일 것이다. 특히, 흙 선별과 숙성 그리고 물레와 가마 과정을 중요시 한다.

 

충북 유일의 도예 명인인 그는 2008년 비엔날레 공로를 인정받아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20여 년간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병행하여 왔으며, 연말에 11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공예가 협회, 한국도자학회 충북지부장을 역임했고, 현재 충북미술협회 초대작가, 한국도예협회 이사, 충북민예총 부회장으로 활동한다. 그의 작업실 ‘토지도예공방’은 청주시 내수읍 형동리에 위치해 있다. 건물에는 실내·외 작업장과 갤러리, 소성실, 기숙사가 있고, 가마와 진공토련기, 도판기, 전기물레 등이 갖춰져 있어 공예체험이 가능하다.

 


선이 아름다워야 진정 아름답다.


“대학1년생이 물레를 만지려면 선배들의 뒷 작업을 돕다가 선배들이 가고나면 감춰둔 흙으로 연습하고, 그 흔적을 지워가며 선배들의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


도자, 목칠, 금속, 염직 등 다양한 공예를 만질 수 있었던 그가 도예를 선택한 것은 “흙에서 느껴지는 손맛” 때문이었다. 손에 착 달라붙는 흙을 매만지며 도예가로서의 꿈을 꾸었다. 그는 청주 출신으로 청주대와 동 대학원 공예디자인학과 (도예전공)를 졸업했다. 1986년 대학생 신분으로 대한미술전람회에 입상했으며, 이듬해 충북공예가회 첫 단체전으로 작가활동을 시작했다.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적절한 기다림이 있어야 하고 가마문을 열고 닫고, 다시 여는 순간순간도 고뇌의 기다림이 있어야 해요.” 그의 작업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리고 “인간이 삶을 마치고 죽음을 맞으면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돌아가듯이 도자기 또한 흙, 물, 불, 바람으로 탄생했다가 다시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본다. 그에게 도자예술을 인간의 탄생과정과 다를 바 없다. “성형이 남자의 역할이라면 가마는 여자의 역할을 해요. 1300도 고온의 가마에서 여러 시간 산고의 고통을 참아내며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죠. 부모가 어여쁜 자식을 기다리듯, 도예가도 예쁘게 세상을 맞는 도자기를 기다립니다.”


작가는 언제부턴가 선의 세계에 빠져 있다. 도자기에 있어 모티브는 물체의 윤곽을 이루는 선이며 선이 아름다워야 전체가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자유로움 가운데 유연하면서도 당당한 선의 세계에 집착한다. 흙의 자유분방함 속에서 순간 정지의 오묘하고도 야릇한 선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

 

 

쓰임과 아름다움이라는 공예의 가치

 

“좋은 작품을 선별하는 시각적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즉, 함께 편안히 공유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좋은 작품이 아닐까요. 진정한 전통은 시대에 따라 더욱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대도자는 전통의 기초 위에서 성장 발전해 왔어요. 그래서 옛 방식인 성형의 방법이나 유약의 준비, 소성의 방법 등 그 맥을 지켜나가고 있죠.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만든 물건들로 골머리를 썩어요. 전기 물레를 이용하거나 정해진 데이터에 의해 제조된 유약을 사서 쓰고, 전기나 가스 가마를 이용하여 구워내면서, 마치 전통가마에서 구워낸 것처럼 눈속임을 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에 안타까워요.”

 

최근 김기종 도예가는 조형작업보다 생활자기의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활용케 하는 것이 도예품의 저변확대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에서 쉽게 이용되는 소품이 도자기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실용성을 가미한 작품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생각입니다."

그의 가장 큰 포부는 늘 고민하고 발전하는 작가로 남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시대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거듭할 것이다. 그가 오늘도 흙을 만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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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이재복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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