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아카이빙

문화인(사람)리스트

ⓒ2019.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All Rights Reserved. 작품이미지의 도용 및 무단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사진

육성준

인간애를 추구하는 사진

소        개 사진기자, 사진작가
활동분야 사진
활동지역 청주, 전국
주요활동 신문사 사진기자, 사진전시
해시태그 #육성준 사진 #대농여성사
인물소개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젊은 작가 육성준그는 손끝으로 느껴지는 셔터 소리가 좋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 작은아버지가 사우디 건설노동자로 계시다가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 왔어요필름 한 컷에 두 컷이 찍히는 하프타입 카메라였죠너무 신기하고 호기심에 사람들 만나면 사진 찍고 현상하고 인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아마 그 카메라가 지금의 제가 있게 한 계기인 것 같아요그리곤 군대 가기 전 아르바이트를 해서 미놀타 X700  바디와  50mm  렌즈를 사 들고 일주일 동안 전국 일주를 하며 곳곳을 찍었던 일이 있었어요 어느 날은 속초에서 찍었던 사진이 너무 보고파서 현상 인화비로 집에 올 차비마저 다 써버렸죠사정을 누나한테 얘기하고 차비 좀 통장으로 보내 달라고 해서 어렵게 집에 온 기억이 있죠.”

 

사진은 기록에 가치를 둔다고 육성준 작가는 말한다.
 

사진기자라는 직업관에서 보면 지나가는 똥개 오줌 누는 것도 자료사진이다 입니다궁금하면 무엇이든 찍는다고 하겠죠제가 하는 일이 직업사진가이다 보니 습관처럼 생긴 거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숲을 찾아

 

한번은 제 선임이 참새 사진 있냐고 물었다그런데 그의 사진 자료에는 없었다늘 보던 참새가 없다니 하고 그길로 거리로 나가 참새 사진을 찍으려 다녔다그렇게 많던 참새가 그의 눈에는 안 보이는지 한참 만에 어렵게 찍어 마감했던 기억이 있다. 

표준체중을 유지하라.’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숲을 찾아가라.’.
이 말은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자신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그의 직업은 체력이 바탕이 없으면 어려운 직업이다언제 어디서든 오래 버티고 순발력이 있어야 했다산에 가면 숲을 만나게 되고 숲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복잡했던 머리가 초기화되고 숲길을 걷다 보면 새로운 영감도 떠오른다고 한다.

노인 한 명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과 같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그의 사진은 늘 사람과 함께 한다그의 예술세계는 인간애를 추구한다보도사진의 기본이 사람을 반듯이 넣어야 하는 원칙이 그 바탕이다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전하는 게 그만의 사진 세계다세상과 사람들을 눈으로 지켜보는 관찰자다평범한 삶 속에서 평범한 주제들을 그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다룰 줄 아는 것도 보도 사진가의 중요한 임무라고 말한다.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취재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훌륭한 보도 사진가가 될 수 없었다.’라는 말은 푸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그의 카메라는 인간을 주제로 하고 있다전통시장오래된 마을과 사라져갈 마을어려운 이웃노동의 현장 등 우리 내 가까운 이웃들에 대해 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동의 현장, 사진으로 남아 빛이 되어주고 싶어

 

양백여상 학생들이 방직공장 대농 공장에서 노동의 현장을 담은 기억도시 청주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평균 18 살 어린 나이에 36 도가 넘는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왠지 안쓰러웠다그 또래 아이들이 부모의 보살핌으로 생활할 때이들은 노동과 학업을 함께 했다그런 이들에게 사진으로 남아 빛이 되어주고 싶었다그들의 삶은 값진 것이었다고 사진은 기억해준다.

2005 년부터 대농이 철거되고 지웰시티가 들어서까지 과정도 담았다이 사진은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현대백화점 충청점 7 층 갤러리에서 전시도 했다그리고 충북여성재단과 대농여성사를 준비하며 양백여상 출신 사람들을 찾아 얼마 전 원고를 마무리했다올해 12월에 구술형식으로 책이 출판될 예정이다.
 

최민식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부산에서 활동하던 작가인데 6.25 전쟁 당시 피난민부터 억세게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카메라에 거짓 없이 담아낸 작가입니다그분의 사진은 보면 처절하게 살아온 우리의 시대적 상황을 면면히 볼 수 있었습니다예쁜 풍경 사진 만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인간애가 담긴 리얼리티 미학의 전수를 볼 수 있었죠그리고 지역에서는 김운기 전 충청일보 국장님과 구연길 부장님입니다김 국장님을 통해 지역에 사라져가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졌고 구 부장님의 자연광을 이용한 사진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완벽한 앵글에 영감을 얻었습니다예전 사직동에 있던 충청일보 2층 복도에 단양의 도담삼봉사진을 기억하는데 지금도 그보다 좋은 사진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빛을 잘 이용하는 존경하는 선배님입니다지금도 현장을 누비시고 계시는 구 부장님의 그 섬세함과 안정감 있는 구도를 보면 나는 아직 멀었다.’라고 할 정도입니다.”

 

본업은 사진기자다
지금은 회사 홈페이지 업무와 경영에도 집중하고 있다지역신문의 인력난 때문이다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가끔은 다 내려놓고 시골 마을에 들어가 사람들을 취재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서 대농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아시아 최대 방직공장이 있었던 대농은 아무런 증거나 기록공간도 없이 다 사라졌다 철저한 개발논리다 . 1970 년대 대농 직원 수가  8,700 여명에 이를 정도로 충북도내 최대 기업이었다 당시 청주 인구가  20 만에 불과했으니  5 가구에  1 명은 대농 직원이었던 셈이다 그 땅에는 어린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곳이기에 작은 기록관 하나가 세워졌으면 하는 소망을 품고 있다

관련이미지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김용례 구연길 2021.01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