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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반상철

“주변 환경 고려하는 도시적 안목 필요”

소        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가
활동분야 건축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건축
해시태그 #반상철 #건축 #서원대 #건축학과
인물소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

“주변 환경 고려하는 도시적 안목 필요”


지난해인 2015년 한국건축가협회 충북지회장에 선출된 건축가이자 서원대학교 조경환경학부 건축학과 반상철 교수는 어릴 때부터 건축 설계에 흥미를 느껴 홍익대 공과대학 건축학과에 1977년 입학했다.
“1984년부터 2002년 8월까지 서울에 있는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상의 소장으로 근무하다 서원대에 오게 됐습니다. 서원대에 건축학과가 1997년인가 좀 늦게 생겨서 교수가 3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모집 공고가 났고 거기에 지원을 했죠.”


중학교 추첨 1호 세대인 그는 홍익대 대학원 건축공학과와 도시계획과를 나온 이래 단순히 집이나 건물을 짓는 건축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건축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인물이다.
“대학 때 은사께서 ‘건축을 하는 사람은 건물 하나에만 집중하지 말고 주변 환경을 고려하는 도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설계는 단일 필지에 단일 건물 안에서 한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공간이죠. 주변 건물 등을 고려해 융화되는 쪽을 항상 염두에 두라는 말씀이셨죠.”


도시 밀도가 높아지면서 사람과 사람과의 물리적 거리도 좁아지고 있는데 사람들 간의 관계는 되레 소원해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여름 낮 동안의 열기가 식은 저녁에 아파트 인근 잔디밭과 벤치에서 누가 말하지 않아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연스레 어울리던 모습은 이제 보기 힘들어졌다.
“선진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공동체 강화입니다. 마을과 이웃끼리의 좋은 관계가 형성돼야 하죠. 그런 방향으로 발전하는 도시가 사회 건강의 기반이 됩니다. 예전엔 아파트를 지으면 놀이터나 경로당 등은 구석진 곳에 만들어놓아서 불량 청소년의 아지트가 되는 등 부작용이 있었는데 지금은 중앙으로 위치를 고려하기 때문에 환경이 나아졌어요.”


서울 사무소에 있을 당시 그가 설계에 처음 관여했던 건축물은 88올림픽공원 내 제2경기장이다. 현상공모 때 막내인 대리급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지금도 대를 이어 운영 중인 서울 종로의 한의원 ‘춘원당’ 설계도 그가 주도했다. 7만석 규모의 대구 월드컵 경기장 현상 설계도 진행했으며 청주에 와서는 무심천변에 있는 마임건설 사옥을 설계했다. 마임건설 사장이 반 교수에게 “누가 왔다 갔는데 우리 사옥이 청담동 건물 같다”고 했단다.


“요즘은 컴퓨터로 설계를 하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손으로 디자인해서 초안을 잡고 모형을 만들어보고 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최근 건축 키워드는 환경에서 문화로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목적이 공동체 활성화로 가고 있죠. 사람이 중심 되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관련 서적도 두 번 냈어요. 2011년이 연구년이어서 미국에 몇 개월 있던 당시 현지 공공도서관에서 건축과 관련된 칼럼과 학술지 수준의 책을 계속 보고 번역해서 제 책에 싣기도 했는데 그때 들던 생각이 ‘이런 수준의 글을 일상에서 보는 미국인들이 건축을 보는 인식은 어떨까’였어요. 현지인들에게 건축을 한다고 하면 감탄사가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돈에 맞춰 설계나 해주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건축가로서 반열에 오른 그에게 청주에서 마음에 드는 건물은 국립청주박물관이다.
“건축과 관련해서 손님이 오면 청주박물관을 보여줘요. 건물 자체의 형태도 좋지만 주변 자연 환경을 넘어서지 않으면서 우암산에 자리 잡고 있는 건축이 아주 보기 좋거든요. 청주박물관의 건물 천정이 낮아서 문제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환경을 생각하지 못 한 말이라고 봅니다. 현재의 건축도 이래야 하고요. 예전에 건축하시던 원로 분들이 청주엔 15층이 넘는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고 해서 시도 두산 위브를 불허했는데 나중엔 도시가 커지니 필요하다고 해서 지어지게 됐죠. 그런데 건축하는 사람들은 좋게 보질 않아요. 우암산을 가려버리거든요. 서울의 경우 롯데월드도 그런 성격에 비춰보면 장소가 맞지 않아요. 63빌딩은 적당히 떨어져 있어서 나은데.”

 

청주 구도심 개선 등 문제 해결해야


음성 출생인 그에게 어릴 때의 청주는 확실히 교육 도시였다. 1970년대 당시 충북과 제주에만 통금이 없었는데 그래도 청주에선 학생은 오후 8시가 넘으면 외출을 금했다. 통행증에 해당하는 도장을 팔에 찍지 않으면 나다닐 수가 없었다. 물론 그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분위기가 조용했고 그런 분위기가 좋아 청주에서 살기 위해 서원대에 왔다는 동료 교수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청주는 교통이 발달하면서 ‘거쳐 가는 도시’가 됐다. 마치 역 주변에 거주 개념의 건물보다 유흥가가 많은 것처럼. 반 교수는 청주가 ‘머무르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구도심 개선도 그가 중요하다고 하는 문제점 중 하나다.


“차 없는 거리를 보세요. 차가 없으면 사람이 많아야 되는데 사람까지 없잖습니까. 청소년 광장도 의도는 좋지만 주위에 청소년과 상관없는 시설이 대부분이고요. 지하상가도 마찬가지에요. 차가 다니기 편하라고 만들었는데 시민단체 등이 항의하자 없앴던 횡단보도를 다시 만드는 통에 안 그래도 초기엔 사람 왕래만 많았을 뿐 실속 없던 지하상가가 지금은 아예 휑하잖아요. 하지만 이런 도심 공동화 현상은 청주만 가지고 잇는 문제점이 아닙니다. 관(官)에서 하든 어디서 하든 좋은 예를 확인하고 배워서 인용해 제대로 된 마스터플랜을 세워 실천하면 좋겠어요. 어쨌든 청주가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심에 있다는 건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머지않아 우리나라 문화 발전의 중심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요.”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신홍균 염종현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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