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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시도 참된 말, 참된 언어로 써야 한다"
소 개 | 맑고 수채화 같은 시를 쓰는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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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분야 | 문학, 시 |
활동지역 | 충북 청주 |
주요활동 | 시 창작, 후배 양성 |
해시태그 | #충북작가회의 #내륙문학회 #무시천동인 #시인 #이인해 |
맑고 수채화 같은 시를 쓰는 시인 ‘이인해’
시도 참된 말, 참된 언어로 써야 한다
이인해 시인의 시집에는 자연을 노래한 시가 많다. 이인해 시인은 오랫동안 관계 맺어온 사물들을 향해 따뜻한 언어를 풀어놓는 자연주의 작가다. 하늘, 별, 바람, 진달래, 개나리 등 시인이 어루만지면 세상 무엇도 다 시가 된다. 자기 성찰을 하듯 삶을 나직하고 선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수채화처럼 맑고 순수하다. 시인을 만나기 전에 시를 먼저 읽으면 여류 시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만큼 시언의 언어는 섬세하다.
청주 토박이며 정종대왕의 덕천군 18대 손이라는 이인해 시인은 대대로 이어온 학자 집안에서 출생했다. 청주시 죽림동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시인은 아버지가 서당을 하고 계셔서 집에 늘 이름 있는 문필가들이 드나들었다고 했다. 시인이 철들 무렵 서당이 없어져 한자는 제대로 배우지 못 했다는 시인은 팔 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학자 집안답게 잠시도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않았던 할머니와 ‘한시’를 쓰시는 아버지 밑에서 시인은 자연스럽게 글을 익히면서 자랐다.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저도 글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어릴 때 아버지가 써주신 ‘한시’를 들고 이웃동네 계시는 어르신께 전해드리고 다시 ‘답시’를 받아오는 심부름을 많이 했어요. 집안 분위기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어요. 늘 책을 보고 계시는 할머니와 글을 쓰시는 아버지와 형님들 밑에서 제가 보는 것이 뭐겠어요? 자랄 때부터 글쓰기는 생활화됐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한시를 쓰셨지만, 형님들도 글을 잘 썼어요. 그러니 저하고 동생은 따라서 글을 쓰게 된 것 같아요. 제가 43년생이니 그 당시는 여자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항상 손에 책을 들고 계셨어요. 할머니는 굶어도 자식들 공부는 시켜야 한다면서 우리 8남매를 직접 학교로 데리고 가서 입학시키고 했어요. 당시만 해도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드니 어머니는 자식들 교육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셨는데 할머니의 교육열이 높았어요. 생각해보면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제가 시인이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작문 반에 들어가 글쓰기 공부를 했던 시인은 평생 책을 친구처럼 여기며 살아왔다. 시인은 스무살 무렵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책을 빌려다 주는 사촌형님이 있어 늘 책을 끼고 다녔던 시인은 비관주의 철학자였던 ‘쇼펜하우어’를 가장 좋아했다. 시인은 검정색 서류가방에 누렇게 모서리가 닳아 너덜너덜해진 『세계의 철학가 70인』이라는 책을 아직도 갖고 다닌다. 거의 달달 외우다시피한 그 책은 군 시절 야전잠바 앞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며 읽던 책이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던 시인은 학창시절 백일장에 나가 다수의 수상을 했고 1967년에 동아일보에 시조가 당선되어 당시에는 꽤 많은 돈이었던 상금 1천 원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시 창작 동아리인 ≪사계문학≫에 입회하면서 본격적으로 시 창작 공부를 시작한 시인은 2001년에 ≪월간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데뷔 후에도 청주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충북작가회의 시 창작 아카데미를 다니며 14년간이나 시 공부를 했다. 시인은 내륙문학회와 충북작가회의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 모임 무시천의 회장을 맡고 있다. 시인은 2009년에는 『가을, 이 고요한 가을』로 내륙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집으로는 『구두가 작은 여인』 『가을, 이 고요한 가을』 『손잡고 가면 새들 노래 들리는 산길』 『넌 아마 싱싱한 나무일거야』가 있다.
시는 참된 말, 참된 언어로 써야 해요
“시는 참된 말, 참된 언어로 써야 해요. 참된 말이라는 것이 착하다는 말이잖아요? 시는 착한 언어로 써야 하는데 요즘은 시가 너무 복잡하고 난해해요. 해마다 당선되는 신춘문예 시를 보면 몇 번을 읽어도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렇게 어렵게 써야 당선을 시켜줘서 그런지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시를 쓴 본인도 자기가 쓴 시를 잘 설명하지 못 할 것 같아요. 아마 ‘낯설게 하기’라는 새로운 시도 때문인 것 같은데, ‘낯설게 하기’도 열쇠를 돌려 열 수 있게끔 해줘야 하는데 열리지 않는 시가 있으니 걱정이에요. 시는 가장 비현실적이면서 현실성을 가져야 해요. 저는 시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한테 시는 무조건 쉽게 써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복잡하고 난해하게 써야 잘 쓴 시처럼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어떤 글이든지 쉽게 써야한다고 생각해요.”
일흔이 훌쩍 넘은 연세에 아직도 한 달에 서너 편의 시를 쓴다는 시인은 요즘 인터넷 SNS를 통해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얼마 전 시인이 가르친 제자 한 명이 불교문학을 통해 등단하고 다른 한 명은 여성 백일장에서 큰 상을 받았다. 제자가 시를 잘 써서 상을 받거나 등단할 때가 가장 기쁘다는 시인은 앞으로도 습관처럼 계속 시를 쓰겠다고 하면서 동인으로 활동하는 ≪무시천≫ 회원들이 잘 돼서 오래오래 같이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 | 사진 | 발행일 | 제작/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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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희 | 정상민 | 2019.03 |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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