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 | 6.27~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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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소 |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2,3층 |
비 용 | 1,000원(청주시민 500원) |
문 의 | 043-201-2650 |
《놓아라!》전은 김주영과 황영자 두 작가의 전시로 기획되었다.
김주영과 황영자는 서로 전혀 연계점이 없는 작품의 경향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화단의 ‘원로’로 불려야 할 현재의 시점에도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여성 작가들이며, 화단의 어떤 그룹이나 세력에도 속하지 않고 일생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정당한 감상과 평가의 자리로 초대하며, 《놓아라!》라는 제목을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술계라는 울타리는 생각보다 많은 올가미들이 작동한다. 작품성은 논외로 하고 출신 대학과 계보, 성별, 그리고 당대의 유행 사조에 이르기까지 한 작가가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기까지는 대개 올가미들과의 관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김주영과 황영자 두 작가는 자신들을 옭아매는 것들, 어쩌면 다른 이들에게는 보호막이나 동아줄이 되어주었을 그것들을 스스로의 일생에서 배제해 왔다. 여기서 전시 제목인 ‘놓아라!’는 자신들의 작업 행보를 가로막는 것들에게 던지는 일갈(一喝)을 뜻한다.
또 하나, ‘놓아라’는 두 작가가 평생에 걸쳐 보여주었던 장대한 화업의 한 단락을 내려놓아 보여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를 시간 순으로 회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두 사람이 몰두해 있는 바로 그 작업들을 한 자리에 내려놓고 보자는 것이다. 김주영의 노마디즘에 대한 몰두는 평생을 이어 왔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의 노마디즘 테마 작업들 가운데서도 캔버스 틀을 벗어난 회화와 물성이 강한 설치 작품들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황영자는 자신이 바라보는 현실을 초현성으로 강화시켜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화면을 창조해낸다. 황영자의 작품은 전 세계의 페미니즘 미술가들이 이론적 실천적으로 넘어서고자 했던 어떤 지점을 자신의 기질과 필력으로 가볍게 극복해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식적, 내용적으로 전혀 다른 두 작가의 작품, 또한 전혀 다른 방식의 일생을 살아온 두 작가의 작품을 대비해봄으로써, 날카로운 지성과 폭발하는 감성이 서로 섞이고 충돌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