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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일상의 사소한 것과 가벼운 스침, 하찮은 것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
소 개 | 수필가,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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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분야 | 문학 |
활동지역 | 청주, 전국 |
주요활동 | 문학회, 신문칼럼, 청주시 1인1 책펴내기 운동 |
해시태그 | # #수필 흔드는 것은 바람이다 #소설 강훈이 #세계직지문화협회 |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으로 임정숙 작가는 기억한다.
어느 날 작문 시간에 선생님이‘울보 할머니’란 글을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건넨 칭찬 한마디가 돌이켜보면 한 알의 작은 씨앗이 된 건 아니었을까.
첫 부임지가 시골 학교였던 담임선생님은 긴 생머리에 피부가 가무잡잡했다. 항상 잔잔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닌 모습이 어린 그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 선생님이 그녀가 쓴 글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쏟아 주시니, 일기도 글짓기도 선생님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쓰려고 노력을 했다. 더구나 문예반 담당이었던 담임의 추천으로 군내, 도내 글짓기 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면 번번이 크고 작은 상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계기로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작가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기 시작했었다.
하찮은 것에서도 삶에 의미를 찾아
그동안 써 온 글을 들여다보면, 일상의 사소한 것과 가벼운 스침, 하찮은 것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자 시선이 머물렀다. 실제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도 다르지 않았다. 작은 것에 새로운 눈뜨기였을까.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이 그녀에게는 컸다. 아직도 그런 소재가 마음에 와닿는 건, 무엇이든 넘치기 쉬운 세상에 간과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누가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어떻게 최선으로 살아갔는가. 글로 쓰지 않았으면 그냥 흘러갔을 땀과 한숨 기쁨과 희망, 애환의 삶을 저마다 소중하고 살뜰한 이야기로 남긴다는 건 먼 미래와의 이음 고리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글을 쓴다는 건 살아있음의 증표이기도 하여 내게 주는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라 생각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앞자리에 또래들의 분위기와는 어딘지 다른 음지식물 같은 아이가 있었다.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친구였다. 말 수 없고, 사교성 없긴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데면데면한 사이였음에도 그 친구가 어깨너머로 책 한 권을 불쑥 내밀었다. 얼떨결에 받은 낡고 낡은 책은 최인훈의‘광장’이란 소설이었다.
남북의 이데올로기적인 갈등의 고뇌 끝에 결국은 바다로 투신하는 지식인 청년의 삶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었다. 역사와 민족의 문제, 이념과 진정한 인간의 삶의 방향 등에 진지한 탐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보면, 그 소설의 내용을 순조롭게 이해하기엔 지적인 문장뿐만 아니라 관념적인 흐름이 그 당시 버거웠다. 신선한 충격이었던 건 그 책을 빌려준 친구의 범상치 않은 존재감이 짐작이 아닌 확실함으로 그녀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는 거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아 본 경험이 없었음에도 익히 알려진 피아노 연주 솜씨와 상위권 성적, 의외의 독서 수준으로 보아선 정신적인 성숙함을 떠나 어느 정도 차원일지가 궁금했다. 오히려 백일장 몇 번의 수상 경력으로 교내‘글 좀 쓰는 애’로 통했던 그녀는 그 책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친구의 믿음이 부끄러웠다.
“그런 친구의 영향은 매우 컸어요. 수업 시간 불시에 뭔가 떠오르면 그야말로 철학이 담긴 어설픈 겉멋이 아닌 쪽지 편지를 슬쩍 내게 건네주곤 하다가 선생님께 더러 걸린 적도 있었죠. 그 무렵 저는 이 친구와 상대하다 밑천이 드러날까 싶은 위기감 때문인지 고전과 현대문학 등 꽤 많은 책을 닥치는 대로 속도를 내어 읽었어요. 아마도 인생의 가장 왕성했던 독서 기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나마 지금의 글을 쓰기 위한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은 그 시절 친구의 자극으로 쌓은 재산이기도 할 겁니다. 그녀는 감성의 사춘기 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도록 나를 이끌어준 스승 같은 존재였지 않나 싶습니다.”
책 읽고 진심으로 공감을 해줄 때, 글 쓰는 보람
누군가의 책 값어치를 백만 명쯤 알아준다면야 참으로 훌륭한 책일 것이다. 하지만 딱 한 사람이라도 그 책이 지닌 특별한 사연에 고즈넉한 값어치를 깨닫고 느낄 수 있다면 그 또한 고마운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로 누군가 자신의 책을 읽고 진심 어린 공감을 해줄 때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행복한 보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그림 그리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를 보면 부러웠거든요. 오랫동안 꿈꿨지만, 소질이 없다고 포기했던 부분에 새로운 설렘과 가슴이 뛰는 일을 경험한다는 건 또 다른 변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죠.”
자신만의 특별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다는 그녀다.
글을 쓰고 스스로 그린 그림으로 색다른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그림책 만들기가 앞으로 그녀, 임정숙 작가의 꿈이다.
글 | 사진 | 발행일 | 제작/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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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례 | 구연길 | 2021.01 |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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