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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클라리넷

이충희

"오늘 연습을 게을리 하면 1년 뒤에 알게 된다. 단,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소        개 뜨거운 열정으로 선율을 넘나드는 클라리네티스트
활동분야 음악, 클라리넷
활동지역 충북 청주, 전국
주요활동 지휘, 공연, 연주, 출강, 작곡, 전자음악
해시태그 #이충희 #음악 #클라리넷 #지휘 #전자음악
인물소개

클라리넷, 새롭고 유연한 감성의 옷을 입다

 

대화 내내 그의 눈빛은 반짝였다. 경쾌한 목소리는 마치 그의 악기처럼 고음과 저음을 오르내리며 주변공간을 유쾌함으로 가득 채웠다. 클라리넷 연주가 이충희(44)는 맑고 고운 고음을 느긋하게 내기도 하고 때로는 거칠고 힘찬 소리를 폭발적으로 뿜어 내는 클라리넷이 어쩌면 자신과 닮은 악기라고 이야기한다.

 

 

늦은 출발은 간절함을 선물했다

 

고등학교 때 등·학교를 같이 하는 친한 친구가 관악부 단원이었다. 관악부 연습실 앞에서 항상 친구를 기다리는 그에게 한 선배가 들어와서 연습하면서 시간을 보내라고 권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그 때 마침 클라리넷이 눈에 들어와 손에 들었고 그것이 음악가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만해도 자신이 클라리네티스트, 아니 음악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클라리넷과의 인연은 이렇게 우연인 듯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늦게 악보 읽는 법, 클라리넷 운지 법 등 음악을 처음부터 배우다시피한 그는 힘들었던 만큼 잘 불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해졌다.

 

“음대 진학을 목표로 해서 연습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따로 레슨을 받아야 하니 경제적으로도 버거운 일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지도해주었던 선생님께서 열정을 가지고 많이 도와 주셨지요. 지금도 마음 한 켠에는 그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음악과 인생, 그리고 청주와의 인연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Essen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한 그는 음악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기회들이 모두 청주와 관련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어디에 뿌리를 내려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을 때 충북도립교향악단과 인연이 닿았던 것. 충북도립교향악단의 단원이 된 것은 연주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음악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제시해주는 등대와도 같았다.

 

한편, 청주와의 인연은 또 다른 곳에도 숨어있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연주회를 마치고 한숨 돌리는 그에게 객석에서 다가온 한 관객은 ‘청주 올키즈스트라 관악단’의 지휘자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지휘는 연주와 다른 영역이었지만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받아들였어요. 처음 맡은 관악단 지휘에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섰는데 그곳의 청소년들이 마치 예전의 저의 모습 같더라고요. 의욕은 있는데 아직 악보도 보지 못하는 단원들이 있는 거예요. 실망하기보다 제가 처음부터 가르칠 수 있으니 차라리 잘 됐다 생각했죠.”

 

하나하나 기초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그는 여러 악기를 통한 하모니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며 평소에 생각해두었던 곡들을 관악단을 통해 구현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동탄 바움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동산 숲 주니어 오케스트라’등의 유독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여러 번 맡았던 그는 처음 만난 청주 올키즈스트라 관악단과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낯설지만 새로운 음악을 꿈꾸다

 

그는 음악가로서 하고 싶은 일이 아직도 많이 있다. 몇 해 전부터 새로 배우기 시작한 작곡과 전자음악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훌륭한 곡으로 인정받은 곡을 연습해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연주로 들려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감성을 오롯이 담은 곡을 지어 다양한 연주방법을 접목해 선보이고 싶은 꿈이 생긴 것.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인교육대학교, 대진 대학교 대학원, 서울 예술원 등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그가 자기 자신과 제자들에게 가장 많이 타이르는 말이 있다. 바로 연습의 중요성.

 

“연습을 하루 이틀 안하면 그 당시에는 표시가 나지 않아요. 무서운 것은 1년 뒤에 나도 알고 관객도 알게 되죠.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늦어요. 연주가들은 연습을 게을리 하고 나태해지는 것을 제일 두려워해야 됩니다.”

 

현재는 원광대학교의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는 그가 지금도 매일 연습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구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연처럼 만나 인연이 되고 어느덧 인생이 된 음악. 이충희 클라리네티스트에게 음악은 ‘이룸’의 대상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두드림’의 대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기에 더욱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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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미 서근원 2017.09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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