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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성악, 바리톤, 지휘

김학근

"음악세계를 교감할 수 있는 것이 지휘의 매력이에요"

소        개 감성을 나누고 싶은 지휘자
활동분야 음악, 성악, 바리톤, 지휘
활동지역 청주
주요활동 충북남성합창단 지휘자, 바인 유니버시티 음악과 교수
해시태그 #김학근 #성악 #바리톤 #지휘 #충북남성합창단 #합창 #오케스트라
인물소개

미호천이 흐르는 긴 언덕, 아침 안개에 싸인 풀들이 내는 바람의 소리와 나부끼는 결의 느낌. 그리고 해가 떠오르고 안개가 걷히며 휘어잡는 신세계. 시골 어린 소년의 마음에는 걷잡을 수 없는 감동과 함께 물결치던 그때의 그림이 남아있다. 러시아에서 만난 쉬미르코프 선생에게 다시 배운 드로브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의 감동이 꼭 그랬다. 

 

무엇보다 음악은 그림으로 먼저 느끼고 나서야 소리와 음악이 나온다고 믿는 지휘자 김학근. 여느 음악인과는 다르게 그가 목장을 꿈꾸던 시골 생활에서 뒤늦게 성악과 지휘의 길을 뛰어들게 만든 것은 바로 신세계처럼 열리는 상상속의 그림 때문이었다. 

 

 

“음악을 전공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후에 알았지만 파바로티가 메트로폴리탄에서 ‘돌아오라 소렌토’를 부르는 것을 보았어요. 마루에 엎드려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어요. 그때의 감동이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누구도 그 길을 가라고 하거나 재능을 일깨워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을 때 번개가 치듯 새로운 세계가 들어온 것이다. 그 뒤로 가을마다 열리는 음악회를 쫓아다녔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성악을 전공한다는 말을 숨길 만큼 조용히 자신의 길을 준비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합창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은 합창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윤학원 선생을 만나고부터다. 메스터코랄 신입단원을 위한 축하 공연을 해주는 자리에서의 감동 때문이다. 사람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화음의 세계와 그것을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지휘의 매력을 함께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나의 세계와 타인의 세계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교감의 세계였던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3학년 때 교내 합창 동아리의 지휘를 맡아 큰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지휘의 세계에 더 한층 깊게 들어가게 되었다. 지휘자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단원들과 만들어가는 교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감동이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 성악을 전공하던 중 바로크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산 훼리체 아카데미아에 입학하여 바로크 음악과 바로크 중창 합창, 오페라 수업과 무대예술, 합창지휘법을 배우면서 음악의 다양성과 분야별 전문성이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러시아 볼고그라드 국제 마스터클래스(오케스르타 지휘법)를 수료하였다.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유학길에서 많은 연주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G. Rossini 탄생 200주년 및 P. Mascagni 헌정 음악회에 출연하고 피렌체 시 후원 모차르트 ‘레퀴엠’에 솔리스트로 이탈리아와 독일 순회 연주, 최초의 오페라가 공연되었던 피렌체의 “피티 궁전”에서 세계 초연 오페라인 “최후의 심판”에서 주역으로 출연하였다. 그리고 러시아 볼고그라드 시립오케스트라 협연, 한·중 문화교류음악회와 헝가리 리스트 국립음악원 초청으로 ‘데버셴 시립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음악적인 역량을 넓힐 수 있었다. 

 

 

“사람은 저마다 감정을 느끼는 템포가 달라요. 악보에 씌여있는 ‘C(치르카):60’이라고 하면 약 60의 템포라는 말이에요. 여기서 치르카는 ‘약’이거든요. 그러니까 지휘자에 따라서도 템포가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거기에다가 듣는 사람도 템포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조화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 중 하나이거든요. 가령 비발디의 사계를 보더라도 그래요. 천둥 치는 소리를 악기로 표현하는 것을 들어보면 대부분 획일적이에요. 악상에서의 빠르기는 같지만 멀리서부터 천둥이 오는 소리는 상대적으로 템포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멀리서는 약하고 느리게 들리지만 점점 가까워질수록 빠르고 격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해주어야 하거든요. 그것을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지요. 또한 자기 귀에 익숙한 것만을 옳다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느닷없이 폭풍우 속에 던져질 수도 있지만 또는 실바람이 먼저 느껴지다가 점점 더 세찬 비와 천둥으로 이어지듯이 음악적으로 새롭게 해석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지휘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가라면 자기 고집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야만 창조적이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그가 지휘의 세계에 빠져들수록 느낀 한계도 이 지점이다. 안타까운 것은 훌륭한 예술가들이 현실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쫓아 정통성과 전문성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지나친 크로스오버로 양적으로 비대하고 질적으로 퇴보하는 현실,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한 저마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예술 활동은 대중을 보고 하기보다는 역으로 대중이 찾게 해야 나비가 꽃을 좇듯 저마다의 향기를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각 분야의 세분화로 깊이 있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악적인 요소와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을 배워야, 아니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감이 없는 음악은 죽은 음악이니까요. 어릴 적 들판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느꼈던 불편했던 기억도 음악적 영감이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음악을 풀어갈 때 아련한 기억속의 영상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거예요. 자연이든 상황이든 큰 그림으로 먼저 그려보면 전체적인 음악을 볼 수 있거든요. 그 유명한 파바로티나 보첼리도 훌륭한 스승이 있으면 레슨을 받으러 다녔던 것도 그런질 높은 음악을 배우기 위한 것이거든요. 제가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것도 그 까닭이에요. 양적으로 앞 다투어 무대 위에 서기보다 완벽하게 준비를 거친 뒤에 서고 싶어요.”

 

그래서 그의 꿈은 바로크 음악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 여행을 하는 것이다. 아주 천천히 느슨하면서도 음악을 즐기며 전문적인 영역의 예술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바인 선교대학과 협조하여 바인 음악대학을 열고 음악 선교와 수준 높은 음악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예술가는 조금은 신비스러우면서도 저마다의 정통성과 전문성을 갖추어야만 대중에게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장르가 두루뭉술 합해진 뷔페식 음악이 아니라 저마다 고유의 향기가 있는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만들어내기 위한 길을 걸어야 한다고 믿는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이종수 서근원 2017.11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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