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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풍물연주, 소리

라장흠

"예술가는 대중의 시선을 따라가기보다 이끌어야 한다"

소        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즐거운 풍물연주가
활동분야 국악, 풍물연주, 소리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연주, 수업, 씨알누리 대표
해시태그 #라장흠 #타악 #풍물연주 #소리
인물소개

학(學)과 습(習)이 빚어낸 신명나는 우리 소리

 

중학교 때 책상을 악기삼아 배웠던 세마치장단에 어깨가 들썩였다. 실제로 ‘장구’를 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너무도 감격스러워 울컥하기도 했다. 우리 음악이 좋아 한 길만 걸어온 라장흠(51·씨알누리 대표) 씨는 충북을 대표하는 자타공인 ‘풍물꾼’이다. 장구, 꽹과리, 춤에 이어 소리까지, 전통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은 끝을 가늠할 수 없다.

 

 

 

책상도 무릎도 그에게는 악기였다

 

군인이었던 아버지가 청주병무청으로 발령이 나면서 청주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아버지의 권유로 청주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하지만 대학생이 된 그가 정작 마음을 붙인 곳은 전공보다 대학 동아리 ‘민속연구부’. 동아리에서 전수받았던 강령탈춤과 고성오광대 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입학하고 바로 다음날부터 동아리활동을 시작했어요. 장단 치고, 춤을 추는 것이 정말 신명났었죠. 동아리 친구들과 우암산에 올라가서 동이 터 올 때까지 연습하는 날이 많았어요. 그 때 음악을 평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군대에 가서도 시간이 나면 무릎을 악기삼아 두드리고, 휴가 중에도 공연에 참여하는 등 그의 젊은 날을 되돌아보면 두드림, 두드림, 두드림의 연속이었다.

 

민속연구부로부터 독립해 ‘와우탈놀이패’를 결성한 그는 1990년에 청주대·서원대·충북대 등 각 대학의 인재들을 모아 풍물굿패 ‘씨알누리’를 만들어 지금까지 충북의 풍물을 이끌고 있다.

 

 


‘호기심, 욕심, 열심’ 이 그를 만들다

 

그는 배움에 욕심이 많으면서 지독한 연습쟁이다. 양순용 선생님께 호남좌도 필봉굿을 전수 받았고, 박관용 선생님께 진도북놀이를 배웠으며, 호남우도 이리굿과 진주 삼천포 굿 등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갔다. 특히, 수업 시간이 되면 스승님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배워야 안심이 됐다.

 

“스승님께서 어떤 손가락, 어떤 각도로 장구를 치셨는지, 춤을 출 때는 발을 어느 정도로 들고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향하셨는지 자세히 보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전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섬세한 부분까지 눈에 담고 익혀야 하거든요.” 또한 스승님께 새로운 것을 한 시간 배웠다면 배운 것을 익히기 위해 적어도 10시간 이상 연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학(學)’의 수업이 끝나고 연습실로 돌아오면 언제나 기나긴 ‘습(習)’수업이 다시 시작되곤 했다.

 

 


연습이 재능보다 무섭더라

 

그는 요즈음의 풍물공연에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타악 공연에서 일본 타악인 다이꼬(太鼓)가 아무런 설명 없이 연주되고 있는 것.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문화를 교류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내 것 네 것’ 없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요즘 들어,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훈(訓)’이다. “예전에는 제가 배우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가르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어요. 어느 날부터인가 배우는 분들의 입장을 생각하게 된 거죠. 수업을 제가 한 주 쉬면 그분들은 2주 이상 못하게 돼서 배웠던 것을 잊어버리게 되는 거예요. 공연, 수업 등 바쁜 일이 겹쳐도 가르치는 일을 소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한 길만 걸어온 그가 배우면서, 익히면서, 가르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면 재능은 연습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풍물꾼’이 되고 싶다면 배운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치열하게 연습하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좋은 공연, 우리 지역에서 펼치고 싶다

 

지난 8월, 라 대표는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라장흠의 積音(적음), 소리를 모으다’를 무대에 올렸다. 20여 년간 소리를 배운 그가 충청지역에서는 듣기 어려운 서도소리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던 무대이면서 이제까지 ‘풍물꾼 라장흠’이 ‘소리꾼’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공연은 감사하게도 저를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힘으로 만든 무대였어요. 공연을 하고도 남을 정도로 도와주셔서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이번 공연에 힘입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한 가지 소망이 더 있다. 충북지역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동해안 별신굿’을 청주 무대에 올리는 것. 쉽지 않지만 장차 동료들과 의견을 모아 진행할 예정이라 한다. 머지않아 우리 지역 청주에서 ‘동해안 별신굿’을 보게 될 것을 기대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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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미 서근원 2017.08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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