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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가야금

양미나

"가야금 연주에는 인생이 담겨 있어요."

소        개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지향하는 가야금 연주자
활동분야 국악, 가야금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팀 키아프, 2015년 소리를 잇다 독주회
해시태그 #소리를 잇다 #국악 #가야금
인물소개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지향하는 가야금 연주자 양미나

 

“세상의 잣대로 바라보지 말고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전통을 기반으로 내가 하고 싶은 연주를 하는 것이 행복해요.” 10살 때 처음 가야금의 매력에 빠져 28여 년 동안 연주자이자 교육자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 충남 천안 출생으로 서울에 있는 국립전통예술고를 나와 서원대학교 국악과에 입학하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가야금의 명인 박혜숙 선생의 영향을 받아 청주에 정착하게 되었고 팀 키아프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그를 지탱해준 에너지는 연주에 인생을 담을 수밖에 없는 가야금 때문이다.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지향하며 국악이 더 이상 홀대받지 않도록 국악교육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게 된 까닭은 국악이 처한 우리 현실 때문이다. 취업률만으로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그가 다니던 국악과가 폐과되고 국악을 배우는 사람들조차 악기 구입을 꺼리고 비싸다고 말하는 암울한 현실에서 그는 자기만의 그릇에 맞게 노력하는 길만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가야금 연주만이 아니라 교재 개발도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까지 가서 공부를 했다. 실기대학원이 아니라 교육대학원을 나와 연구 논문을 쓰고 교재를 만들고자 모든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며 각고의 노력을 다 하였다.     

 

 

“20살에 독일에 연수를 가게 되었는데, 그곳의 학생들에게 너무 깜짝 놀랄 만한 말을 들었어요. 그 나라는 나라에서 모든 지원을 해주어서 예체능 레슨을 받는다는 거예요. 한 학생당 3개의 악기와 운동을 하도록 지원을 해준다는 것인데, 독일의 한 친구가 그러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왜 서양 악기를 자기 나라 악기인양 배우냐는 거예요. 정체성과 인성이 만들어지는 어린 나이 때부터 서양 악기만 배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더 알아보니 일제 강점기부터 문화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서양 음악 위주로 굳혀졌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예술을 꼴찌와 1등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를 인생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생각의 전환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윤택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스승이 가르쳐주는 음악만 따라 하는 연주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생각에 따라 자신만의 음악을 할 수 있어야만 10년, 20년 너머를 꿈 꿀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음악을 지향하는 연주자로 불리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연주자와 교육자로서 철학으로 발전한 것이다. 2015년 충북문화재단 청년예술가 창작환경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열었던 독주회 제목이 ‘전통과 현대를 잇다’로 한 것도 그 까닭이다. 

 

 

가야금은 북한의 국악기 개량 사업으로 25현 가야금이 나오면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12현 가야금이 5음계의 전통 연주기법을 보여준다면 25현은 7음계를 통해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가 김계옥 선생을 만나 제2의 전환기를 맞게 된 것도 12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25현의 다양한 음색으로 현대음악을 표현하며 국악 대중화의 길에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젊은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국악계에도 학력을 기반으로 한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바꿔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기반에서 연주자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겨야만 국악이 대접받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야금을 전공하는 연주자로서 전통적인 곡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통의 음색을 얹어  자기만의 연주로 승부를 걸고자 한다. “서양음악을 하는데도 국악 느낌이 나도록 하는 연주자가 있어요. 서양음악 식으로만 연주하고 국악 느낌을 주지 못하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하더라고요. 자꾸 자꾸 쓰여지는 연주자가 되려면 전통적인 연주가 내 몸에 흘러야 한다고 믿어요. 그것이 연주자로서의 주체적인 생각이에요.”

 

첫 독주회에 ‘전통과 현대를 잇다’로 하고나서 두 번째 독주회를 준비하는 그의 고민은 다시 전통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데 있다. 그래서 한 해는 전통적인 연주로 한 바탕을 하고 다음 해에 현대적인 연주로 한 바탕을 하고 다시 그것을 취합하여 다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고민을 또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3년을 내다보는 것이다. 

 

가야금의 대가들조차 산조 하나만으로도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연주라고 보기 때문이다. 황병기 선생이나 故 김죽파 선생의 산조에도 수많은 인생을 담은 철학이 있다고 믿는다. 깊이 있는 인생관과 철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연주는 죽을 때까지 자기만의 연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는 그는 아직 애송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기본 틀 안에 원작자의 느낌과 자신만의 느낌을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두 번째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그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명인들조차 자신의 연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28여 년의 연주 인생은 이제 시작인 셈이라고 믿고 있다.

 

 

“내년에 한 바탕을 준비하고 있지만 발자국 하나 내딛는다는 생각뿐이에요. 내년부터 다시 3년이 시작되는 거예요. 수많은 인생을 담고자 고민하는 연주자의 음악을 알아주시면 고맙죠. 교육자로서의 고민, 연주자로서의 고민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거예요. 그래서 옆집에서 트럼펫 부는 아저씨한테 짜증이 났지만 이제는 만나면 말하고 싶어요. 대단하시다. 기력이 있는 한 계속 부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마지막이란 말이 없다는 것처럼 그의 에너지는 왕성하다. 이제껏 온갖 세파를 겪고 걸어온 연주 인생이 이제 다시 시작한다고 말하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야말로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가야금 연주를 하면서 세상 모든 시름과 고통이 잊혀지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가에게 전적으로 광대한 나라는 곧 자기 자신이라는 E.E. 커밍스의 말처럼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이종수 서근원 2017.09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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