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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한국무용

박서연

"내 삶이 온통 춤이 되는 그 날까지 추고 싶다"

소        개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이수자
활동분야 무용, 한국무용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한국무용. 박서연무용단 단장.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이수자 故 정재만교수 작품 ‘황진이’ 1인 사사
해시태그 #박서연 #무용 #한국무용
인물소개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이수자 박서연 무용가

무용가 박서연, 긴 호흡으로 춤사위에 열정을 담다

 

“같은 춤을 추는 데도 출 때마다 그 깊이가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부분에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지, 장삼 자락이 어디까지 펼쳐지는지에 따라서 춤이 달라지거든요.”

 

움직일 듯 정지하고 정지할 듯 움직이는 춤사위, 정중동의 미적 구조를 넘나드는 한국무용의 정수 ‘승무’. 중요무형문화재 제 27호 승무이수자 박서연(39) 무용가는 승무는 배우기도 어렵고 표현하기도 힘든 춤이지만 철학의 경지로 승화된 한국무용의 백미라고 말한다.

 

 

 

그의 시선을 끄는 것을 아름다운 춤이 된다

 

공연장을 벗어난 무용가 박서연은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아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이다. 대학생 시절, 무용하는 사람은 외모에 대한 치장을 줄여야 한다며,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제약을 많이 하시는 은사님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제 자신도 제자들에게 오로지 춤에 집중하라고 엄격하게 가르치고 있다. 이제야 은사님의 말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춤 이외의 것에는 관심이 가지 않을 뿐더러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연습이 없는 날에는 주로 서점에 들러 책을 읽고, 연극을 보고 공연을 관람한다.

 

“우연히 펼친 책에서 마음을 울리는 글귀를 읽으면 수첩에 꼼꼼히 메모를 해두고 춤으로 표현합니다. 무용단을 창단해 공연을 직접 구성하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작품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가 창단한 박서연 무용단은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감각을 잇는 다양한 창작무용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전통 창작 작품 ‘황진이’ 유일하게 전수받아

 

초등학교 시절, 학교 내 행사에서 우연히 부채춤을 추게 되면서 처음으로 무대에 섰던 것이 무용가 박서연의 시작이었다. 부모님은 무용을 계속 배우고 싶어 하는 딸의 바람을 알고 있었지만 예술가의 길이 쉽지 않음을 걱정해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박 단장은 무용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부모님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셨다.

 

“체형이 발레가 어울린다며 발레를 권유받기도 했지만 한국무용을 선택했어요. 중학교 이후로 지금까지 한국무용을 추고 있지만 전통무용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청주대 무용학과를 졸업한 그는 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 다니며 살풀이, 산조, 승무 등 전통무용의 범주를 넓혀가던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이자 한국 무용계의 대부인 故 정재만 교수로부터 제자들 중 유일하게 전통 창작 작품 ‘황진이’를 전수받았다. 황진이 작품은 그동안 서울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청주에서는 지난 12월에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작품은 6분 정도의 분량인데 춤으로서 어려운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추는 것이 쉽지 않지만 멈추지 않고 관객과 춤으로 소통하는 것이 스승님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내 삶이 온통 춤이 되는 그 날까지 추고 싶다

 

“춤은 저를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 이제 제 삶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춤을 추는 것은 스승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조금씩 성숙해지는 제 삶을 녹여내는 과정들이지요. 그래서인지 같은 춤이라도 한 해 한 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춤을 추게 되는 것 같아요.”

 

2016년에도 박 단장은 셀 수 없이 많은 무대에 섰다. 공연제의가 오면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 그의 열정 때문이다. 수많은 공연 중에서 지난 12월에 열었던 ‘박서연의 춤, 서리꽃’은 연습과 공연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춤의 여정을 정리해보는 공연이었다고 말한다. 안무를 비롯해 음악, 무대구성, 소품까지 정성껏 스스로 준비한 이 공연은 그간의 무용가 박서연이 걸어온 길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기회가 됐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내내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몸과 마음이 다져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앞으로 제가 가야할 춤의 여정을 확인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박 단장은 앞으로 자신의 삶의 기억들이 온통 춤으로 물드는 그 날까지 춤을 추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윤정미 이재복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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