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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허장무

“멀리서 글썽이는 詩, 그래서 운명 같다”

소        개 1983년 시문학 천료,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
활동분야 문학, 시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이월시 동인, 전 민예총 청주지부장, 전 충북작가회의 회장
해시태그 #이월시 #청미래 #바람연습 #밀물 든 자리
인물소개

 

“멀리서 글썽이는 詩, 그래서 운명 같다”
1983년 시문학 천료, 두 권의 시집 낸 허장무 시인

 

시인을 꿈꾸는 문학소년이 있었다. 청주고 재학 시절에는 ‘새벽’이라는 학교연합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조철호, 조남두 시인 등이 새벽 동인이었다. 청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문학에 대한 열정은 은근한 것이어서 청주대학교에서 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뒷목’ 동인으로도 활동했지만 <시문학>에 추천이 완료돼 등단한 것은 1983년이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허장무(1947년생) 시인의 얘기다. 1983년은 허장무 시인이 초등에서 중등(신흥고)으로 자리를 옮긴 해이기도 하다. 첫 시집 <바람연습>은 1999년, 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2001년 33년 동안 몸 담았던 교편생활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2006년, 첫 시집을 내고 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밀물 든 자리>가 나왔다.
허장무 시인은 두 번째 시집을 내면서 “두 번째 시집을 내는데 이순의 문턱에 닿았다. 다시 또 시집을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시는 더 멀리서 자주 글썽이고, 그래서 시는 운명 같다”고 밝혔다.
‘무위도식(無爲徒食)’이라는 시에는 명예퇴직을 하고 전업시인으로 살고 있는 근황이 잘 드러난다. 허장무 시인은 지금도 무위도식 중이다.

“사람들은 나보고 왜 무위도식 하느냐고 한다/ 매일매일 책 읽고 글 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하는데/ 왜, 그 나이에 일을 만들어 해보지 그렇게 사느냐고 한다/ 선생 삼십 여년, 명퇴하고 이제 내놓고 작가 노릇 좀 해보고 싶었는데 이건 도무지 일로 보이질 않나보다…”
-詩 ‘무위도식’ 중 일부

 

33년 교직 명퇴 후 작가회의, 민예총 활동


그런데 매일매일 책 읽고, 글 쓰고 돌아다니는 일이 여간 ‘다망(多忙)한’ 것이 아니었다. 2004~2005년에는 충북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고, 2008~2009년에는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청주지부장을 맡았다. 주성대(現 충북보건과학대) 문예창작과, 충주대(現 교통대) 교양학부에 출강하기도 했다.
허장무 시인은 현재 ‘이월시’ 동인이다. 이월시 동인들과는 함께 시를 쓰고, 문학을 논하는 것은 물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월시’는 어디서 넘어와서 이월(離越)이 아니라 꽉 차지 않은 달, 이월(二月)을 의미한단다.
허장무 시인은 2002년 광복절부터 10여 년 동안 청주시내 공공장소 곳곳에 ‘시화(詩畫) 액자’를 거는 ‘청미래(淸未來, 청주의 아름다운 내일)’ 활동을 전개했다. 청주중·고 동창인 동갑내기 여섯 명이 시와 그림을 골라, 50여 개의 액자를 만든 뒤 도서관과 동 주민센터, 병원 등 시민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매달 게시해 왔다. 허 시인은 청미래 활동을 했던 10여 년을 즐거웠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죽마고우였던 친구들이 ‘갈수록 각박해져가는 세상을 정서적으로 순화하기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시화 액자를 만들어서 걸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제작비를 거들겠다’는 제안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말고 우리 힘으로 하자’는 원칙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교체작업도 우리가 직접 했는데, 하루 종일 함께 일하고 저녁에 술잔을 기울였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10여 년 펼쳐온 시화 액자 걸기 ‘보람’


허장무 시인은 2017년 교사 재직시절에 경험해 보지 못한 ‘교장선생님’이 됐다. 청주 흥덕문화의집(관장 윤석위)이 충북작가회의와 공동주관으로 운영하는 ‘충북문학학교-시인교실’에서다.
허 시인은 2017년 상반기(3월8일~6월28일), 후반기(9월6일~12월27일) 각각 16차례 총 32강좌로 운영되는 시인교실에서 ‘시의 이해와 감상’에 대해 강의한다. 장문석 시인, 이종수 시인, 소종민 문학평론가도 함께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돈 버는 방법, ‘재테크에 미치라’는 책이 백만 권 넘게 팔려 베스트셀러가 되는 시대에 웬 시를 이야기하느냐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참을 수 없는 목마름 같은 것은 없는지 깊이 생각해 볼 때입니다. 세상이 코웃음을 쳐도 우리는 자주 순수해져야 합니다. 이런 세상일수록 바보처럼 순수에 골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일은 마음 깊은 곳에서 순수한 영혼을 길어올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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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표 이재복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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