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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이윤경

"내 삶 중심에 다소곳이 있어준 시의 덕으로 나의 고독은 눈부셨다"

소        개 시를 통해서 깨달음과 자기성찰을 얻는 시인
활동분야 문학, 시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시 창작
해시태그 #한국작가회의 #충북작가 #시 #자기성찰 #시인 #이윤경작가
인물소개

시를 통해서 깨달음과 자기성찰을 얻는다는 이윤경시인

내 삶 중심에 다소곳이 있어준 시의 덕으로 나의 고독은 눈부셨다

 

아픔과 번뇌와 깨달음의 서정이 가득한 시를 쓰는 이윤경 시인을 만났다. 문인들 사이에서 고운 멋쟁이 누나로 통하는 이윤경 시인은 두 번째 시집 눈부신 고독을 출간하면서 가슴을 비워내 시가 잘 써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윤경 시인은 경북 상주 출생이지만, 청주에서 생활한 지 벌써 42년이 되었다. 1976년 서예가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청주로 온 시인은 한 번도 청주를 떠나본 적 없이 청주에서 살고 있다. 이제는 청주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청주가 제2의 고향이 된 셈이다.

 

문학소녀를 꿈꾸었던 그녀는 학창시절 백일장에 나가 수상도 하고 문예반 활동을 했다. 그녀는 어릴 때 아버지가 전래동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며 이야기를 잘 하시는 친정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글을 쓰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1991년부터 틈틈이 시 공부를 하면서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책을 읽다가 밤을 지새운 적도 많다.

 

한용운 시 알 수 없어요에 깊이 심취되어 며칠을 두고 펑펑 울어본 적이 있어요

 

부모님의 종교가 불교였어요. 어머니는 자식을 낳으면 세 살을 못 넘기고 전염병으로 죽어 오직 자식을 낳아서 잘 키우려는 간절함으로 절에 다니셨어요. 내 위로 네 명이 죽고 나를 낳으셨기 때문에 젖먹이 어릴 때부터 저는 부모님이 다니시는 영덕사를 따라다녔어요. 영덕사는 아늑한 산속에 있어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나는 그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이 너무 좋아서 절에서 한 해 겨울을 보낸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한용운 시 알 수 없어요에 깊이 심취되어 며칠을 두고 펑펑 울어본 적이 있어요.”

 

그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면서 수없이 많은 시집과 불교 경문을 읽게 되었고, 부처님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부처님의 제자인 비구니가 되어 시나 쓰며 살기를 원했지만,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로 다시는 영덕사에 가지 못하고 부모님이 맺어준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녀는 199612월에 <문학 공간>으로 등단했다. 1997년에는 충북작가회의에 입회해 활동하면서 충북여성문인협회 초창기 멤버로도 활동을 했고 현재는 한국작가회의와 충북작가회의, 여류 시인들의 모임인 <시천> 동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시인이 되어서도 이루지 못한 생의 길과 아픔을 시로 썼고 그 산사의 아름다운 정경이 가슴에 깊이 심어져 시심이 화폭처럼 변하지 않고 박혀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요즘도 시가 잘 써지지 않는 날에 어린 시절을 가만히 떠올리고 나면, 산사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이 하얀 눈밭으로 퍼져나가는 맑고 청아한 소리가 가슴 안에 가득해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집에는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시가 많다.


시는 나한테 종교 같아요


시는 나한테 종교 같아요. 시로 인해서 내가 깨달음을 얻고 자기성찰을 하게 되고 시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어요. 첫 시집 빈터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쓴 시라서 고통을 감내하는 시가 많았어요. 첫 시집을 내고 11년 만인 작년에 두 번째 시집 눈부신 고독을 출간했어요. 첫 번째 시집이 아픔과 고통을 노래한 시라면, 두 번째 시집에는 저녁의 이미지가 많다고 해요. 인생으로 말하자면 황혼 무렵, , 여름, 가을을 지나 초겨울 앞에 선 느낌. , 그런 거요. 내가 지금 초겨울 앞에 서 있으니 내 시도 그렇지 않겠어요? 내가 쓴 시인데도 쓰고 나면 상처투성이라 부끄럽지만 그래도 엮어내고 나니 뭐랄까요? 좀 후련하다고나 할까요?”

 

두 번째 시집 눈부신 고독은 기나긴 마음 수련의 열매들이 그득하다. ‘오래된 사과밭, 공양, 환절기, 서랍 속의 침묵, 바닥의 말, 바람의 상처, 늙은 저녁, 그녀의 시는 제목만 봐도 온통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그녀의 시는 그리움 앞에 오롯이 오체투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도처에 서성거린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지만 그녀는 시에 그녀의 마음을 고스란히 입혀 그리움에 젖은 저녁 같은 삶을 시로 쏟아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시어에는 유독 절절한 그리움과 고독이 묻어난다.

 

그녀는 앞으로도 오랜 그리움과 아픔이 묻어 있는 성찰의 시를 계속 쓰겠다고 했다. 시가 있어 쓸쓸하지 않고 시가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는 그녀는 앞으로 몇 권의 시집을 더 낼지는 모르겠지만, 가슴으로 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독자의 가슴에 깊이 닿는 시인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 어머니와 같이 다니던 영덕사가 없어져 흔적도 없이 산으로 변했지만, 불멸의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며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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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희 정상민 2019.03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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