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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교육자

이두희

나는 전투기 조종사였다

소        개 수필쓰는 빨간마후라
활동분야 수필가, 교육자
활동지역 청주, 전국
주요활동 작품 창작, 충북일보 필진
해시태그 # #조종사는 가슴의 날개로 난다 #충북일보 사잇길 #
인물소개

 

무서운 속도와 폭음을 남기며 날아가는 전투기 조종사, 그리고 감성 수필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인상도 군인답다고 말하기에는 부드럽게 자주 웃는다. 이두희 수필가는 어른들 말씀 잘 듣는 바르고 착한 소년이었다. 문학적 감성이 뿌리이고 많은 독서량이 줄기라면 글은 꽃이다. 누가 가르쳐 준 적 없어도 초등학교 때 백일장에 나가 상을 타온 걸 보면 문학적 감성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독서량이 튼튼한 줄기로 자라가는 필수 영양제일진데, 독서라야 위인전기를 읽은 기억 정도다. 글 꽃을 피워본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인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군인으로 살리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는 문과 학생이었다. 사관학교에 가면 학비를 면제해 준다는 주변인들 말에, 가난한 가정경제를 생각하여 택한 결정이었다. 6남매 중간으로서 투정하지 않고 숙명처럼 받아들인 것이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스스로 찾아 나선 문학 

 

치열한 젊은 날을 보냈다. 삶의 절반 이상을 공중에서 살았다. 빨간 마후라 낭만은 낭만일 뿐이다. 조종사란 것이 평생 비행을 해도 땅을 밟아야 안도하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이다. 문학은 상상할 수도 없는, 그물처럼 촘촘한 군인의 삶을 마치고 대령으로 예편한 후, 공군사관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청주로 오게 되었다. 

그동안 한번 들여다볼 기회조차 없이 떠밀리다시피 앞만 보고 살아왔다.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면서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가슴에 구멍이 뚫려 찬바람이 지나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그 허전함을 무엇으로 채울까. 문학으로 채우고 싶었다. 2011년 봄,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 김홍은 교수를 찾아갔다. 

 

수필은, 새로운 영역으로 전투기를 몰고 가듯 또 다른 도전

 

그에게 문학적 소질이 있을까. 밭이 좋아야 좋은 곡식과 과일이 열리듯 문학적 감성이 풍부해야 공감을 주는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평생 전투기를 타고 후배들에게 비행을 가르치며 이성적인 삶을 살았다. 정확하고 세밀하며 까다롭게 따지면서 매섭게 몰아쳐야만 하는 삶을 살아왔다. 수필이란 세계는 새로운 영역으로 전투기를 몰고 가듯 또 다른 도전이었다. 노력을 해도 내 글은 건조한 아스팔트 느낌이다. 파란 바탕에 하얀 구름이 그림처럼 떠 있는 하늘 세계를 대상으로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글을 쓴다고 핀잔도 많이 들었다. 

2012년도에 푸른솔문학지에 수필가로 등단을 했다. 2016년부터 충북일보에 어린 왕자의 하늘 이야기란 코너에 글을 발표하면서 글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커다란 바위에 억눌려 잠자고 있던 노란색 감성들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하였다. 어린 왕자의 하늘 이야기를 듣고자 기다리는 독자층도 생겼다. 조종사의 감성으로도 수필가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2019년도부터 충북일보에 사잇길코너로 바꾸어 글을 발표하고 있다. 

 

문학적 감성 키우고 세상을 다르게 보기 위해 글을 쓴다 

 

작가는 문학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 책과 음악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좋은 글은 노트에 필사하고 좋은 음악은 그 배경과 가사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음악과 문학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이 작용한단다. 이 인력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음악적, 문학적 영감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 인력을 감성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좋은 음악은 좋은 글을 이끌어내고, 좋은 글은 멋진 음률을 찾아 스스로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단다. 음악적이든 문학적이든 사람의 낭만적 감성이 형성되면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이 작품 세계를 형성하게 된다. 어설픈 이론 같지만, 어느 정도의 연관성과 일리는 있어 보인다. 음악을 통해 문학적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거다. 

 

세상을 다르게 보기 

 

우리가 존경하는 성인들은 진실 그대로의 모습을 보았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의 정신과 말씀을 따르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학의 역할이 드러난다. 이왕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면 밝고 아름답게 보이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정해 준 관념이 아니라 틀을 깨부수는 창의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보자는 것이다. 그래야 스스로 존재감을 높이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세상을 다르게 보기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깊이 있는 사색과 통찰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삶의 통찰력을 익히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감의 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우물을 파 내려가는 작업과 같은 것 

 

40년 가까운 세월을 군대에서 조종사란 직업으로 살아왔다.
그것이 인생 1막이었다면 인생 2막은 문학인으로서 삶을 살 것이다. 문학인으로 산다는 건, 문학이 무엇인지 끝없이 탐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이 문학인의 기본자세다. 문학은 장르마다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 특색 하나하나를 좀 더 폭넓게 경험하고 배우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한 우물을 파는 것이 더 좋은 물을 얻을 수 있겠지만 좋은 물을 얻는 것보다 우물을 파 내려가는 작업에 더 의미를 둘 것이다. 

수필집은 조종사는 가슴의 날개로 난다’(2018) 가 있다. 청솔문학작가회 회장을 역임했다. ‘청남청소년백일장시상금을 사비로 주면서 청소년들에게 문학의 꿈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탰다. ‘15회 홍은문학상을 수상했다. 충북일보 사잇길필진으로 활동한다. 한국문인협회 청주지부, 충북수필문학회, 푸른솔문학회, 에세이21, 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 중원대학교에서 비행 교수로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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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유현덕 2021.01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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