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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예술 정책

박종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그 때 거기 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 것이죠”

소        개 30여 년 충북 진보 운동을 이끌어온 문화정책 전문가
활동분야 사회·문화·예술 정책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예술문화정책, 시민사회· 노동· 환경 운동
해시태그 #문화정책 #박종관
인물소개

30여 년 충북 진보 운동을 이끌어온 문화정책 전문가 박종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그 때 거기 제가 있었기 때문에 해 낸 것이죠”

 

 

누군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한 시간은 부족하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 대상은 워낙 하는 일이 많은 분인지라 그렇게 이야기해서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문화정책전문가 박종관(59·충북 민예총 초대 이사장). 그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데 역시 한 시간은 어림없었다. 예술문화는 물론 시민사회, 노동, 환경 등을 망라한 충북지역 진보운동 1세대인 그는 충북 문화운동의 산 증인이다.

 

 

 

문화는 대중들의 삶과 경제 상황에 맞춰 가야

 

연극배우, 극단대표, 충북민예총 사무처장, 전국민족극운동협회 부이사장, 과천세계마당극제 사무처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문화위원장, 충북문화재단 이사 등 문화정책전문가 박종관씨의 경력을 쓰자고 들면 이력서 한 장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통 사람들은 한 가지도 하기 어려운 일들을 그는 어떻게 진행하고 어떻게 그런 성과들을 이끌어 냈는지 궁금하다.

“저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문화·예술 현장에 몸담고 있었지만 문화운동을 체계적으로 실천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어떻게 보면 제가 그냥 그 자리에 있었던 거라고 할 수도 있구요.”라며 겸손하게 말하는 그는 문화 발전이 어느 날 갑자기 획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문화는 대중들의 보편적인 삶, 그리고 경제 상황 등과 같이 보폭을 맞추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극무대는 문화운동을 하게 된 자양분

 

대학시절 연극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연극인으로서 첫발을 떼었던 그는 한 선배의 권유로 마당극에 입문하게 된다. 그 때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검은 산 검은 물’. 당시에 강원도 정선 탄광마을에서 벌어졌던 ‘동원탄좌 소요사건’을 극화한 작품이었다.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돼 크게 숨 쉬는 것조차 눈치를 보았던 그 시절에 그들의 마당극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길게 무대에 올릴 수 없었고, 결국 단원들은 몸을 숨겨야만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런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필히 사회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계기가 있지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때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경험했던 격동기였어요. 그 시기를 살았던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저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온 그는 새로운 연극단체 ‘상당극회’를 조직해 한동안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마당극 전문극단인 놀이패 ‘열림터’에 입단하며 문화운동가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마주하는 것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되다

 

열림터 활동이 문화운동가로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면 한국문화예술위원 초대 위원으로 선정된 것은 그가 문화정책전문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문화예술관련 단체의 관계자들이 수 백 명 응모했지만 전국에서 단 11명만이 선정될 정도였으니 그의 역량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문화예술위는 우리나라의 문화정책 전반에 걸쳐 자문·결정해주는 기관입니다. 제가 선정될 때는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이 수도권에서 지역중심으로 옮겨가는 시기였어요. 당연히 지역의 문화예술상황을 잘 아는 인사가 필요했던 거지요.” 그는 당시 전국 문화 예술 공연 현장을 직접 다니며 그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차안에서 새우잠을 자는 날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지역 문화예술 발전은 자치단체의 노력이 중요

 

최근, 그는 공적영역이 지역의 문화예술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즉, 시·군 단위의 지역을 문화예술로 활기가 넘치게 하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해당 자치단체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공적영역에서 우선적으로 아마추어 예술인들을 지원하고 마을 축제를 되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요즘 우리지역에서 치러지는 축제는 대형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저변이 미약하고 바탕의 한계가 느껴집니다. 중앙기관에서 차려낸 잔칫상을 주민들이 둘러보다 돌아가는 축제보다는 주민이 주인공이 돼서 이끌어가는 자생적인 축제가 훨씬 살아있는 축제인 셈이죠, 장기적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구요. 청주는 예전부터 내려오던 마을축제가 꽤 여럿 있었는데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 그의 시선에는 부족한 것이 있다. 그만큼 순수한 발걸음으로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단단한 발자국을 남긴 개척자의 아쉬움일 것이리라.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윤정미 이재복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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