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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김기현

“단순 체험 넘어 재능 있는 학생 발굴·육성해야”

소        개 예술가·교육자·활동가… 지역 예술계의 팔방미인
활동분야 미술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미술, 교육, 서원대 교수
해시태그 #김기현 #서원대 #미술 #서양화 #청석학원 #교육
인물소개

예술가·교육자·활동가… 지역 예술계의 팔방미인 김기현 서원대 교수

美의 추구를 넘어 그림에 ‘의식’을 담다

 

예술 하는 작가를 언급하면서 이런 말이 좀 경우에 안 맞는 것 같지만 필자에게 청주에서 활동 중인 예술계 인물 중 손에 꼽을 미남을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1순위로 호명할 사람이 김기현 서원대학교 미술과 겸임교수다. 인터뷰를 위해 서원대 교정 안 카페에서 오랜만에 만난 김 교수는 여전히 수려한 외모를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뽐내고 있었다. 그에게 최근의 작품 활동을 먼저 물었다.

 

“제가 청주민예총 등의 단체장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조직에서 그림을 못 그리게 해요, 하하. 개인전을 연지도 10년이 넘은 것 같네요.”

 

진천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진 미술을 조금씩 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될 때 쯤 미술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작심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어느 순간 그 생각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운호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미술반에 들어갔어요. 화실에도 다니긴 했지만 주로 학교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죠. 졸업하고는 미대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역시나 선배들이 길을 알려줬고요.”

 

1961년생인 그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시위가 잦았다. 현재 서원대의 전신인 청주사범대 미술교육과에 다닐 때 학내에 문제가 있으면 자신이 학과 동료들을 선동해서 데모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서울 시위가 잦아들고 그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개인전과 국제교류전, 아트페어 등으로 활동하고 있던 때쯤 의식 있고 힘 있는 그림을 그린다고 알려지던 충북 미술협회에서 작품 활동을 같이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런데 제의를 수락하고 보니 그의 눈에는 미협이 의식은커녕 그저 예쁘기만 한 그림 그리기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래서 1989년 쯤 민미협을 만들어 그림에 의식을 불어넣는 작업을 했다고 한다.

 

“서원대를 1985년에 졸업하고 충주에서 미술학원을 하면서 아이들 가르치고 제 그림도 그리고 하기를 1986∼1987년 동안 했습니다. 그 사이에 교사가 되고 싶어서 서울에 순위고사(현재의 임용고시)를 보러 가고 인천에서도 시험을 보고 했는데 다 떨어졌어요. 그렇게 충주에 있는데 서원학원에 미술 2급 정교사 두 자리가 났다고 하더군요. 1987년에 거기 합격해서 이듬해부터 교편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같은 대학 융합디자인학과에 있는 권준호 교수도 운호중 시절 그의 제자다.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질문하는 게 실례 같았지만 말이 나온 김에 궁금해서 권 작가는 어떤 제자였냐고 물었다.

 

“외골수에 주변과 소통이 잘 안 됐던 친구로 기억해요. 그렇다고 그리 눈에 띄는 아이도 아니었어요. 그저 미술에 관심이 많고 열의도 있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2016년 1월 1일 충북민예총 이사장직을 맡았다. 앞서 조직이 자신의 그림 작업을 막는다고 했지만 그는 작가이자 교육자이며 예술계 활동가로서 이처럼 다방면에서 단체를 아우르는 일을 많이 맡고 있다. 그렇지만 진짜로 조직이 그의 작업을 막고 있는 건 아니다. 활동 틈틈이 창의적인 그림 작업은 놓치지 않고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환경, 노동, 농촌, 시사, 청소년 문제 등을 시기 때마다 주제로 해서 발표하고 있어요. 최근엔 오창에서 민미협과 ‘레드 콤플렉스’라는 전시를 했습니다. 청와대와 청와대 안주인이 붉은 색 콤플렉스가 있어서 그걸 방어하려 한다는 내용으로요. 제가 진천 출신이라 농촌,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요. 산남동 원흥이 방죽 때도 작업을 했고요.”

 


“단순 체험 넘어 재능 있는 학생 발굴·육성해야”

 

작가로서 그가 갖는 청주에 대한 애증은 남다르다. 그가 생각하는 청주는 어떤 곳일까.

 

“청주는 문화예술적으로 참 둔감한 곳입니다. 작품에 대한 리액션이 너무 더뎌요. 그래서 다음 작품 활동에 대한 모티브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나쁘면 나쁘다, 좋으면 좋다 하는 반응이 나오면 새로운 작품에 그걸 반영할 텐데 그렇지가 못 해요. 뭔가 반응이 좋다 싶으면 거의 대부분 외부에서 들여온 공연 등에 국한되죠. 지자체도 지역 작가 배제가 심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가들이 위축되고… 결국 돈하고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올해 맡은 민예총 일 때문에 당분간 개인전을 열 계획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내후년 쯤에 개인전을 가질 생각이라고 한다. 중고등학교 미술 교사였고 현재는 서원대 미술과 교수인 그는 현재의 미술 교육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성도 당부했다.

 

“작가들을 학교와 연계시켜야 해요. 학교와의 관계 형성을 위해 작가들이 학교에 들어가고, 그들을 통해 학생들이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넓히는 거죠. 그런 학생들이 성장해 지역 예술계의 자원이 됐을 때 다시 끌어들이면 예술계의 기반을 단단하게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방과 후 교육이나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진짜 능력 있는, 재능 있는 아이들을 발굴·육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신홍균 염종현 2016.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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