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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조각

어호선

“10년간 매달린 돌에서 새로운 재료, 기법 탐구 중”

소        개 자연에 대한 경외심, 돌과 쇠에 담아내는 조각가
활동분야 미술, 조각
활동지역 청주, 충북, 전국
주요활동 작품활동, 충북대학교 미술학과 출강
해시태그 #어호선 #미술 #조각 #조소 #석조 #교육
인물소개

“10년간 매달린 돌에서 새로운 재료, 기법 탐구 중”

- 자연에 대한 경외심, 돌과 쇠에 담아내는 어호선 조각가

 

어호선 작가는 오랫동안 돌에 매달렸다. 돌이 주는 중독성 때문이다. 그는 돌과 씨름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규모가 큰 돌덩어리를 쪼아내고 갈아내면서 그 안에 숨어있던 형상을 끄집어냈다. 거칠고 차가운 돌 속에서 나온 것은 새싹과 꽃, 나무. 달팽이 같은 여리고 따뜻한 생명들이다. 

 

“돌조각처럼 중독성이 강한 작업이 없는 것 같아요. 제작과정이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돌 속에서 내가 바라던 형상이 나왔을 때의 희열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돌이라는 재료를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표현하게 되면서 즐거운 노동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나 할까요?” 인류가 단단한 것들을 예술의 재료로 다루게 된 것은 창작의 과정이 고되고 오랠수록 그 결과가 항구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호선 작가는 외롭고, 거칠고, 힘든 돌 조각을 통해 참고 기다리고 순응하는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다.

 

 

조각가 박수용 만나서 돌 조각에 눈 떠

 

1979년생인 어호선 작가는 청주가 고향이지만 대전예술고에 진학했다. 이후 건양대학교 조소과와 충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3학년 때 실기수업을 하면서 석조와 처음 접했다. ‘조각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깨달음이 오면서 수업이 흥미로웠다. 졸업과 동시에 이탈리아 유학파인 박수용 조각가를 만나서 그의 작업실에서 4년 동안 돌조각을 배웠다. 

 

어호선 작가는 이후 청주 가덕면에 자신의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만든 작품들은 실외에 세워두는 ‘야외조각’들이 대부분이다. 청주시 오창에 있는 호텔이나 율량동의 아파트, 충북대 정문 인근 빌딩 앞에도 그의 작품이 놓여있다. 서울에 있는 유명 제약회사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그런데 돌조각이 아니다. 바닥에는 어 작가가 ‘상상의 샘’이라고 부르는 수반(水盤) 모양의 돌 받침이 있고 그 위에 스테인리스 주물로 만든 나무가 있다. 

 

“나무 위에는 유리 조명을 달아 불이 들어오게 만들었습니다. 모빌처럼 움직일 수 있죠. 상상의 샘이라고 부르는 돌 받침은 예술작품이기도 하지만 아트벤치라서 앉아서 쉴 수도 있는 공간이에요. 더 많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른 재료와 기법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정성을 담아내는 작가로 남고 싶어   

 

어호선 작가는 돌조각을 노동으로까지 표현했었다. 그만큼 작업이 고되고 때로는 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돌조각의 협업은 동료작가들이 달라붙어 함께 쪼고, 갈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어호선 작가는 새로운 협업에 재미를 붙였다. “청동이나 스테인리스 등 금속작업은 돌과 공정이 판이합니다. 더 많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 재료와 기법의 변화를 시도 중이에요. 돌을 버린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돌을 쓰기도, 금속을 쓰기도 하고 유리 같은 재료를 섞기도 하는 겁니다. 2015년부터 그런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선(線) 모양의 금속재료를 자르고 용접으로 붙여 나무 위에 불이 들어오는 조명을 표현하기도 한다. 금속조각의 공정에서는 조각가는 예상 외로 쇠를 만지지 않는다. 흙으로 모양을 빚고 석고로 떠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원형을 만드는 과정까지가 작가의 몫이다. 이후 주물로 금속제품을 만드는 것은 공장에서 이뤄진단다. 

 

어호선 작가는 기법과 재료의 변화가 유행을 쫓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유행에 민감한 작가가 아니라 진정성을 추구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어호선 작가는 충청북도 미술대전 대상,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최우수상·특선, 서울현대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충북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이재표 서근원 2017.12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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