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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서양화

김태복

"미술을 하게 된 것은 팔자인 것 같아요"

소        개 노을이 좋은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면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미술가
활동분야 미술, 서양화
활동지역 충북 청주
주요활동 작품 활동, 교육
해시태그 #서양화 #서양화가 #미술가 #미술교육 #김태복
인물소개

노을이 좋은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면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미술가 김태복

미술을 하게 된 것은 팔자인 것 같아요

 

타고난 손 재주꾼 김태복 작가! 골판지, 스티로폼, 합판, 돌멩이, 천조각, 커피가루 등 무엇이든 그의 손에 들어가면 예술이 되고 작품이 된다. 나무와 합판, 드릴, 본드, 망치 등 목공소를 방불케 하는 그의 작업실은 화가의 작업실이라기보다는 목수의 작업장 같았다.

 

경북 대구 출신인 그는 경북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일본의 타마미술대학 미술연구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일본에서 공부하며 작업을 하던 그가 청주로 오게 된 계기는 청주교육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면서부터다.

 

청주에 오게 된 계기는 청주교대에 임용되었기 때문이에요

 

대학 졸업 후 몇 차례 한일교류전에 참여하다 1997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어요. 가난한 유학생이었지만 다행히도 당시 일본은 장학혜택이 좋아 일본의 아사이문화재단 등 여러 기관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으면서 공부했어요. 학위를 마치고 작업을 하면서 작은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어요. 아무런 연고도 없던 청주에 오게 된 것은 운 좋게 청주교대에 서양화전임강사로 임용되었기 때문이에요. 인터넷을 통해 청주교대에서 서양화교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봤어요. 사실 은사님은 좀 더 작업에 전념해보라고 권하셨지만,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먹고 사는 일이 더 급했어요. 2008년도에 왔으니 이제 11년째가 되네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있었다는 그는 목수 일을 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나무만 있으면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자란 그의 작업실은 아버지의 작업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화실이라기보다는 목공예 작업실 같았다. 실제로 그의 작업실에서는 현직 초등교사인 대학원생이 연구하는 초등학교 야외수업에 활용될 이동용 학습 교구도 제작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작업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자 고민하며 의식적으로 전통적인 미술재료들을 포기하게 되었다. 캔버스는 합판으로 대체되었고 물감은 에나멜, 스테인, 수성페인트 등 주변의 건축용, 공업용 재료들로 대체했다. 손재주 좋은 목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많은 목공 도구들을 만져 본 경험과 함께 재료는 기법에 영향을 주고 기법은 양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소신 때문에 기존의 화구는 의식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수공적인 다양한 행위(태우고, 갈고, 파고, 뚫고, 끊고, 자르고, 바르고, 두드리는 것)들을 미술 기법과 연관시키고 있다. 그 점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은 못이나 나사가 점을 대신하고 합판이 면이 되고 퍼티가 질감을 대신하는 조형재가 된다. 그런 작업 스타일은 기존의 회화기법과 차별화되어 이후, 그의 작업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미술을 하게 된 것은 팔자인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이지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미술을 매개로 이 학교에 있으니까 미술을 하게 된 것이 평생 팔자인 것 같아요.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서양화가라고 불리는 것이 솔직히 어색합니다. 저는 한 장르에 구속되는 것보다 그냥 미술을 한다라고 생각하며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생활인으로서 미술가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미술가에게 있어 환경의 변화는 작품의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일본 유학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일상에서 구하던 익숙한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에요. 당시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던 폐품들이 일본에서는 종량제 봉투에 밀봉되어 버려졌기 때문에 스티로폼과 기타 폐품들을 구하기가 어려웠어요. 일본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가구를 작게 부수어 잘 묶어 버린 폐가구의 잔해들이었어요. 그게 바로 폐가구의 파편들을 작업재료로 사용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는 일본 현대미술의 대표적 그룹인 모노파의 태생지라 할 수 있는 타마미술대학에서 `이우환``와카바시 이사무`와 같은 대가들과의 만남으로 `사물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고 한다. 두 작가는 공통적으로 회화와 조각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들의 영향으로 `사물과 공간과의 관계성`에 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그의 작업 논리 정립에 큰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작업들은 평면을 바탕으로 여러 이질적 물질들이 가진 형과 색, 질감 등이 조합, 조형되어 릴리프형식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렇게 조합되거나 콜라주 된 사물들의 음영들이 기존 회화와의 차별성을 갖게 한다.

그의 작품의 또 다른 큰 특징 하나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외적인 공간과 물리고 관계할 수 있도록 의도한다. 불규칙한 프레임과 화면상의 凸凹들이 작품이 놓인 외부 공간들과 상호 연결되어 침투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벽에서 벗어나 바닥을 딛고 서기도 하고 벽과 벽이 만나는 코너에 위치하기도 한다. 작품이 걸려있거나 놓여있어야 할 벽과 바닥사이에 조명을 삽입하여 외부 공간과 관계할 수 있도록 조형적 실험을 하고 있다. 설치미술과 같이 전적으로 현실 공간을 캔버스화 하여 공간을 자르고 구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설치미술이 갖고 있는 이러한 요소들을 일정 부분 그의 작업에 도입하고 있다.

 

저는 지난 시대에 풍미했던 미술양식을 추종하거나

현재의 유행을 따르는 최첨단의 미술과 관계하거나

큰 논리와 사상을 가진 미술처럼 포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상블라지스트들의 이상이기도 했던 미술의 사회적인 역할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작품에 나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지기를 바라봅니다.”

 

그에게 있어 예술이란 어떠한 형식과 내용을 거론하기에 앞서 내적 감수성과 외적 환경(물질과 공간)의 만남의 체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한 외적요인들로 인해 자신의 의도대로는 되지 않는 것이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가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아놓은 재료들에 인사를 한다고 한다.

잘 부탁합니다!”라고

 

 

1992 청년미술대상전 수상작가 초대전/서울, 1996 S갤러리/대구, 2006 ZEROTEN Gallery/동경, 2010 DM갤러리/대구, 2013 임립미술관/공주, 2014 MIRIAM COLLEGE, Gallery/Manila, 2015 현대백화점 H갤러리/청주, 2018 고토갤러리-동경 등, 10회의 개인전을 연 그가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노을이 좋은 곳에 그의 손으로 작은 집을 짓고 살면서 작품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사진 발행일 제작/출처
박종희 염종현 2019.03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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