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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나기성

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소        개 나비의 탈바꿈과 인간의 성장 과정을 닮은 도자기를 꿈꾼다
활동분야 공예
활동지역 청주, 전국
주요활동 도예작업 및 교육
해시태그 #나기자기 도예공방
인물소개


  
 

작업실의 문이 열려있다.
빈 작업실에 작품들이 손님을 맞이한다한참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데 나기성 작가가 멋진 미소를 지으며 들어온다.

 

“1997년부터 흙을 만졌으니 벌써 23년이 흘렀네요처음 마주한 도예실 구수한 흙냄새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어요돌이켜보면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순수하게 흙이 좋아 힘들지도 모를 이 길을 걸어왔나 봅니다제게 처음으로 꿈을 준 흙은 자연이 준 선물과 같았고 항상 같이해온 벗이자 인생의 스승이며 흙을 벗어나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그것을 빚고 다듬는 일이야말로 숭고한 예술의 시발점이라는 생각과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마음속에 항상 이 말을 새기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노력한 만큼 그에게 주어지는 결과물에 대한 교훈을 주며 흙과의 교감을 통해 지나온 시간이 현재의 도예가로의 현 가치관을 만들어 소중한 스승과 같은 존재다흙 빚는 것이 마냥 좋았던 어린 17살의 소년은 방학 때면 여주를 찾아가 도자기 만드는 것에 열중했고 그 많은 시련과 고통은 결코 문제가 되질 않았다그 시간은 사람을 다듬고 빚어 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여러 선생님을 모시고 도자기를 배우며 인생 또한 같이 배우니 도자기라는 존재는 나에겐 너무도 큰 존재가 되어 버렸다.

 
많은 시련은 있었지만도예라는 일이 나에게 더 큰 행복이었습니다주로 저는 나비에 대해서 작품을 만듭니다알에서 애벌레가 되기까지 또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될 때까지 수많은 인고의 시간은 현재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죠나비는 단지 화려하고 아름다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비의 삶 속에 우리가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기에 그런 나비가 더욱더 화려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살이 터지고 뼈마디가 저려와도 웃으며 할 수 있는 건 내가 선택한 길 바로 그 길에서 정답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10년째가 되던 어느 날 걸어온 길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그 시간이 나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는 시기였으며 도예에 대한 나의 다른 시각들을 생각하며 작품에도 영향을 주는 시기였다.

 

나비의 탈바꿈과 인간의 성장 과정은 서로 닮아

 

자연을 표현하는 한 방법 중에 곤충은 오래전부터 새로운 예술미를 창조하는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어왔다그중에서 나비는 종교에서부터 예술과 문학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생물체로서 인정받고 있다나비의 알은 탄생을 의미하고 애벌레는 성장번데기는 죽음나비는 영혼으로 표현되어 나비가 되기까지의 탈바꿈 과정은 인간의 성장 과정과 닮았다.

 

나비의 다양한 상징적 의미와 화려한 이미지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해주는 객체이다율동적인 모습과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기까지의 생태과정에서 엿볼 수 있는 인내와 고통은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욕구와 내면세계의 성장 과정 그리고 자아실현과 비유된다나비의 성장 과정을 통한 미적 체험의 주관적 관점을 도자 작업에 이입하여 표현하였다.

 

어느덧 23년이라는 시간과 마주하고 있다도자기는 물레를 돌려 빚은 뒤 건조한 후 다시 조각하고 초벌구이를 하고 유약 과정을 거쳐 가마에 들어간다긴 기다림이 끝나고 가마 문을 열었을 때 오는 희열감그러나 그것만으로 만족할 순 없다도자기는 특성상 잘 깨지고 무너진다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어 기뻤다가 한순간 깨뜨려 실망한 적이 많았다하지만 이런 작업을 통해 마음을 비우며 욕심을 버리게 된다도자기를 빚을 때 손길에 마음을 담지 못하면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속은 깊이가 없고 욕심을 내면 겉과 속은 한꺼번에 뭉개져 버린다.

사무치는 뼛속의 추위를 견디지 않으면 코를 쏘는 듯한 매화 향기를 느낄 수 없다비록 많은 세월을 살지는 않았지만도자기를 빚으면서 사람 사는 맛을 알고 도자기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장인의 마음으로 도자기를 빚으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그는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2020년은 뜻하지 않은 전 세계적인 재앙 속에 인간은 역경을 이겨내며 도약하곤 했다마치 나비처럼올해 마지막 제주도에서 나비의 화려한 날갯짓을 보며 조금이나마 힘든 시기 좋은 기운을 드리고자 7회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보람되다썩지도 않고 아무리 추워도 얼거나 불에 타지도 않는 것과 같이 우리의 인생도 도자기처럼 변하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자신만의 우아한 모습을 지켜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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