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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갤러리&카페

주        소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명암로 15
운영시간
연  락  처 043-224-5801
해시태그 #갤러리카페 #수채화 #이경선작가 #아트인갤러리
공간소개

미술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어요.”

 

청주의 랜드마크로 소문이 나있는 명암타워와 그 아래를 멋지게 감싸 도는 명암저수지 주변에는 대형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있다. 휘황찬란한 조명과 넓은 로비를 가진 곳부터 누구나 알만한 프랜차이즈까지. 그 사이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는 <아트인갤러리>가 있다. 화려하지 않다고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카페를 차리게 되었는지 먼저 여쭤보았다.

 

평소에 화실을 운영하면서 하던 생각들이 결과가 된 셈이죠. 작가들과 함께 한 공간에 모여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공간의 형태를 생각하다가 갤러리 카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녁이면 어김없이 많은 예술인들이 찾아오곤 하죠.”

 

청주에서 35년간 수채화만을 고집해 온 이경선 작가님은 이 공간의 사장님이기도 하다. <아트인갤러리>라는 이름을 사용해 청주를 대표해서 국제아트페어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럼 갤러리카페를 통해 그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어떤 곳일까?

 

미술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어요. ‘그림하면 멀고 어렵게 느껴진단 말이죠. 카페 안으로 들어와서,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에서 그림으로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발품을 팔아 찾아가야 하지만, 카페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닿는 공간이니까. 그 곳에서 그림이 뭐다, 조각이 뭐다 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미술관에도 직접 찾아갈 수 있는 거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술의 전당이나 동부창고 등 멋있는 공간들이 많지만 단순히 전시만을 관람하기 위해 발걸음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카페와 같이 일상적으로 찾는 공간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면, 그래서 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다면, 굉장히 긍정적인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아트인갤러리>에서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또 어떤 콘텐츠를 운영하는지 궁금했다.

 

미술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에 관한 담론을 나누고 싶어요. 그래서 미술은 두말할 것 없고 음악에 관한 세미나도 진행을 했습니다. 앞으로 계획도 많이 되어있고요. 이 공간이 작긴 하지만 굳이 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참여 인원이 다섯 명이든, 열 명이든 얼마나 진정성이 느껴지는가. 참여자들은 다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싶어요.”

 

카페 내부의 갤러리 공간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충분히 알찼다. 방문 당시, 서각 작품이 걸려 있었는데 나무 인테리어의 카페와 잘 어울렸다. 전시를 관람하며 궁금한 점이 생겼다. 작가들이 대관을 요청할 때, 작품 선정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지만 가장 크게 감동으로 다가온 내용이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혹시 최근에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이 뭔지 아시나요?”

 

인터넷에서 얼핏 본 것 같기도 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던 것 같기도 하다. 대부분 그런 경험이 있겠지만 그 그림은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범위를 세계가 아닌 한국으로 좁혀도 마찬가지다. 몇 개의 선만 사용한 그림은 몇 천 만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미술 작품 감상에 대한 워크숍이 있었다. 다섯 살 아이의 그림과 경매에서 비싸게 낙찰된 그림을 구분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구분에 실패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예요. 이 공간을 통해서 그 작가의 작품이 한 번이라도 더 세상의 빛을 본다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는 거니까요. 피카소가 그랬을 것이고, 마르셀 뒤샹이 그랬던 것처럼.” 

사실 대부분의 상업적인 공간은 작품의 퀄리티로 전시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예술에 절대적인 기준이란 없는 것 같다. 호불호가 존재할 뿐. 일생을 예술에 몸담은 사장님께서는 어쩌면 그 이치를 조금 더 빨리 깨달으신 것 같기도 하다.

 

아마추어들이 커서 프로가 되는 건 당연한 논리잖아요. 요새 우스갯말로 경력직만 뽑으면 어디서 경력을 쌓냐고들 하는데, 예술계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되는 것 같아요. 그림 하는 사람들에게 전시는 곧 자신을 알리는 무대인데, 커리어가 없는 작가들은 전시할 기회가 적죠. 그런 작업들이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졸입니다. 사람들이 종종 물어보죠. 어디 학교 나왔어요? 뭘 나와 나오긴! 그런 질문도 사라져야 합니다. 누구나 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양새를 갖춘 기획전도 좋지만 그만큼 아마추어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고 하는 그에게서 예술과 시장에 대한 깊은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에 있었던 한 문화예술 관련 간담회에서 문화 요소로 유명해진 도시는 끊임없이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무언가 유명해지면 월세가 오르고, 유명세에 비해 그리 돈이 되지 않는 문화 요소를 갖춘 예술가들은 점점 집값이 싼 변두리로 쫓기듯 이동한다는 내용이었다. 참 슬픈 이야기다. 첫 번째는 세상이 참 삭막하다는 점에서, 두 번째는 문화예술로 돈을 벌기가 참 힘들다는 점에서. 나름 해결책을 강구해보았다. 삭막한 세상을 우리가 바꿀 수 없으나 두 번째는 해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와 예술이 친해져야 하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문화를 접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그 출발점에 <아트인갤러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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