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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샘

'생존에 집착하게 되는 시대와 변화의 모색'

  • 인터뷰이 천샘(안무가)
  • 인터뷰어 허명진(무용평론가)
  • 2020년 11월 13일
  • 댄서스라운지

생존에 집착하게 되는 시대와 변화의 모색

코로나가 초래한 패닉과 마비 가운데, 생존에 관한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안무가 천샘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상황을 함께 전하면서, 스스로 말을 안 하는 것뿐이지 곳곳에 숨어있는 힘든 환경에 처한 이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 돈의 공백 등으로 인한 고립감으로 삶 자체가 위축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각종 지원금 등을 위한 서류를 준비할 여력조차 생기지 않는데도, 제도는 자꾸 뭔가를 제출하고 증빙할 것을 요구한다. 수중에 2-3만 원 남았다고 페이스북에 올라오는데 언제 지원해서 두세 달 걸려 지원금을 받을 것인가. 예술인 증명만 되면 절차도 없이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독일의 사례를 들면서, 실질적으로 그런 제도가 적재적소에 필요하다고 그는 힘을 주어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동안 그의 행보가 말해준다. 그중에서도 블랙리스트에 맞선 블랙텐트 공연에의 참여를 비롯해, 지난해 무용계 미투 사건으로 ‘오롯_#위드유’ 활동을 통해 반성폭력 연대를 펼쳐온 것이 눈에 띈다. 이것이 ‘상여자를 위한 착지술’이라는 문화예술계 성폭행 피해생존자 여성들과 함께하는 회복을 위한 움직임 워크숍으로 확대되면서, 우리 사회의 ‘을’ 중의 ‘을’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 미혼의 여성 프리랜서가 처한 현실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 ‘실재의 사막’을 마주 대하면서 안무가는 보이지 않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을 더욱 붙들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는 생각에서이다. 그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예술가 시민’이라는 말에는 이처럼 우리가 봐야 하는 ‘진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를 포함한다고 생각된다.


올해 3월에 준비하던 공연은 전년도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용계 미투 사건으로 인해 연대를 하고 법정을 다니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크게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만 끝낼 순 없었다. 그래서 <전사의 땅>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졌고, 전석 매진의 호응 속에 공연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신천지발 코로나는 그야말로 직격탄이었고, 자비로 힘들게 마련한 공연은 물거품이 되었다. 티켓 환불은 물론이고 조회수 천 회가 넘은 티저 영상 또한 못 쓰게 되어버린 것이다. 지난 8개월 동안 공연 활동은 접어둔 채 법정 싸움에 매진하느라 수입이 전무했던 탓에, 공연을 하지 못하면 단체가 존폐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었다.


다행히 마포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공연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천샘 안무가는 비통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온갖 지원사업 공모에 서류를 써냈다. 그러한 과정에서 지원금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지원금 의존도가 크기도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이를 증폭시켰고 당연히 경쟁률은 엄청났다. 작은 규모의 단체나 신생 단체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뼈아프게 드러났고, 그의 주변만 해도 실질적으로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은 이들은 거의 없어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원금을 받는 단체만 받게 되는 구조보다는 제도적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를 희망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그간의 고군분투가 묻어 나왔다.


어쨌든 천신만고 끝에 무대에 오르게 된 9월 공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물론 광화문집회발 코로나가 위협적이었지만, 이때는 과연 공연을 중단하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할 여력이 생겼다. 회복에의 열망을 담아 소규모 쇼케이스 공연,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데, 공연 티켓의 재구매율이 높았다. 쇼케이스는 회당 10명의 관객만 입장하게 했다. 재단 지원 덕분에 현장은 무료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온라인은 무료로 하지 않기로 했다. 공연을 못 보더라도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티켓을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서인지, 공연 직전까지 취소 문의는 없었다. 공연 생중계를 하면 시간에 맞춰 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녹화 후 며칠 동안만 공개했다. 9월 공연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음은 물론이고, 무엇보다도 피해생존자가 공연장에 와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작은 변화일 수 있지만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꿈꾸는 이들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여기서 사람을 못 만나고 공연 보러 가기도 꺼려지는 비대면의 시대에 공연의 지속 가능성이란 어떤 것인지 단초를 얻게 된다. 천샘 안무가는 지인들에게 티켓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지인들은 오지 않지만, 이 공연을 꼭 봐야겠다는 사람들은 온다는 것이다. 바로 나름의 지지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무용계에서 이런 식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사실 많지 않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예술가가 시민과 소통하는 게 중요한 시대가 왔고, 현대무용은 잘 몰라도 관객들의 인문학적 수준이 굉장히 높고 시대의 현안에 깨어 있는 이들이라면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연계에서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코로나 시대의 대안으로 온라인과 같은 비대면 공연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기술 개발이나 온라인 공연 개발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그의 답은 언택트가 아닌 ‘로컬택트’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교감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며, 지역적으로 소규모로 작업하는 것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 거점으로 사람이 모이고 예술이 이뤄지는 것, 중앙 집중화가 아닌 지역재단이 예술가와 협력해가는 것, 생활예술이든 순수예술이든 지역 안으로 침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팬데믹 시대의 도래가 예술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중요하지만, 그런 생각은 사실 지원금이 들어오면서부터 하게 됐다고 한다. 공연을 할 수 있게 되고 나니 그다음이 보였다는 것이다. 어쨌든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생존의 문제는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된 것이 사실이다.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팬데믹과 같은 멈춤을 계기로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 것은 분명하다. 어떻게 해야 자신부터 변화할 것인지, 긴장감과 경각심을 가지게 된 것이 중요한 변화라고 보인다. 코로나 이후 삶이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이렇다면 그에게는 예술을 통해 얘기하게 될 게 명확해졌다. 예술을 통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그 무엇에 대한 그의 고민과 실천이 어떻게 드러날지 주목해볼 일이다.



천샘은 40대 초반의 여성 안무가이다. 2015년 데뷔해서 활동한 지 5년차다.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이라는 책모임으로 시작한 현대무용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서 화두가 쌓이면 공연으로 풀어낸다. 예술단체 소속인데 급여는 없고 지원금을 나눠 갖는 형태로 운영된다. 단절을 겪기엔 활동기간이 짧은 편이다. 2019년 무용계 미투 사건으로 ‘오롯_#위드유’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허명진 : 블랙텐트 공연에의 참여를 비롯해 그간의 여러 활동에 대해 좀 더 소개한다면?


천샘 : 2015년 주변의 젊은 안무가들과 함께 세월호 1주기 추모공연을 만들었고, 의외로 큰 반응을 얻어서 데뷔하게 되었으며, 이 추모공연은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광장극장 블랙텐트에 초청되었다. 2018년까지 지원금을 받아 작품 활동을 하고, 2019년에는 무용계 미투 사건이 있어서 ‘오롯_#위드유’ 활동을 통해 연대하고, 법원을 다니느라 아무것도 못했다. 1년 내내 그랬다. 그런데 잘 끝났다. 그때 함께 싸웠던 이들 중 내 나이 또래의 동료들이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친구들이다.


허명진 : 자신이 어떤 안무가라고 소개하는가.


천샘 : ‘예술과 시민’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세대만 바뀌어도 ‘내가 예술가야. 너희가 예술을 알아?’라는 마인드가 있지 않나. 시민들을 위한 예술, 시민의식을 장착한 예술가,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는 예술가, 그런 예술가가 이 시대에 필요한 예술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스스로를 정의할 때 ‘예술가 시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민의식과 관련된 작품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작품이 있다면 2017년~2018년 인간과 인간성에 대해 다룬 <인간예찬>이라는 작품이다. 지원 기금을 받아 1년에 한 작품씩 만들고 있어 작품이 많지는 않다. 작품이 총 5개가 안 된다.



1. 공연 활동


허명진 : 2020년 올해는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


천샘 : 무용계에 반성폭력 연대가 있다. 그 활동을 하면서 받은 충격도 컸고 어떻게든 작품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올해 <전사의 땅>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원래 3월에 공연을 하려다 코로나 때문에 미뤄져 9월에 공연을 했다. 9월 공연도 코로나로 인해 소규모 쇼케이스와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공연이 끝난 지금은 공연과 관련된 글, 인터뷰, 좌담을 준비하고 있다. 또 문화예술계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한 움직임 회복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12월에 시작한다.


허명진 : 그 외의 작업들이 있다면?


천샘 : 창작활동 지원을 받아 2021년에 공연하는 게 있다. 리서치 지원에 선정되어 <전사의 땅> 끝나고 바로 시작했다. 세상의 배경을 주제로 작품을 하나씩 만들고 있다. 원래 배경이 아닌데 배경으로 불린 것들, ‘여성’, ‘환경’, ‘동물’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내년 작품 주제는 ‘환경’이고, 작품의 가제를 <오늘의 날씨>로 지었다. 책을 읽고 움직임을 시도해보고 있다.


허명진 : 코로나를 가장 심각하게 느낀 것은 언제인가.


천샘 : 일상생활은 덜한 편인데 예술 활동에서는 자금 확보가 힘들었다. 3월 공연을 하려고 자비로 돈을 모았는데 코로나가 터져 공연을 못하게 돼 정말 위기였다. 그래서 모든 지원사업 공모에 지원서를 써냈다. 운이 좋아 마포문화재단에서 9월 공연의 지원을 받았다. 올해 서울문화재단에서 코로나19 지원사업을 했는데 컴플레인이 많았다. 처음 코로나 대책으로 내놨던 지원사업인데, 무용뿐 아니라 음악, 미술 등등 전 분야에서, 이른바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수 몇 개 단체에만 지원금을 몰아주는 식이었다. 전반적인 선정방식에 논란이 많았다. 그렇게 되면 작은 규모의 단체나 신생 단체들은 쓰러지는 거다. 그 이후부터는 그 사업이 워낙 질타를 많이 받아서인지 이후 진행된 다른 재단의 피해지원에서는 피해 상황을 기준으로 단체 지원을 받았다.


허명진 : 감염보다는 자금 문제가 더 컸나?


천샘 : 감염이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공연 연습을 해야 하다 보니 마스크 쓰고 다 움직인다. 코로나가 풀리면 공연이 올라가야 하니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수업 들으러 가는 건 감염이 겁나서 안 갔다. 저희도 단체 안에서만 만났다. 외부 수업 대신 일주일에 한 번 만날 때마다 서로 티칭해주는,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허명진 : 공연을 준비했다가 취소되었을 때의 상황에 대해 좀 더 듣고 싶다.


천샘 : 지원금을 6월 말, 7월 정도에 받았는데 그 전 4개월은 너무나 힘들었다. 1회차 40석, 총 3회 공연을 진행하려 했다. 공연이 화제성이 있어 전석 매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티켓 환불을 해주고, 공연 티저 영상은 조회 수가 천회가 나왔는데 못 쓰게 됐다.


허명진 : 힘들게 공연을 이어갔는데 그 이후의 상황은 어땠나.


천샘 : 사실 이번 달 『춤:in』이라는 잡지에 인터뷰를 했다. <전사의 땅> 관련해서 글이 하나 실리는데 맨 마지막에 사건 피해생존자 글이 올라간다. 그리 화려하지는 않은 글이지만 보면서 울었다. 법정에서 크게 승소한 사건인데 소송이 끝났다고 해서 다 끝난 건가? 저희는 다 게워내지 못했고, 그래서 공연을 올렸다. 공연에 피해생존자가 왔는데 공연 끝나고 부둥켜안고 울었다. 작은 변화일 수 있는데 피해생존자 친구가 본인의 목소리를 무용계 안에서 낸 것이 좋다. 부채감이 있다. 일상으로 잘 돌아갔는지도 궁금하고, 공연에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위안을 받았다. 어쨌든 목소리를 내고, 움츠러드는 것을 펴가고 있다.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큰 변화의 시작이다. 이렇게 피해생존자를 위한 움직임, 변화를 꿈꾸면서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적은 숫자지만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자리가 있다는 것, 그게 좋다.


허명진 : 재정적 상황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된 것인가.


천샘 : 지금은 9월 상황보다 훨씬 낫다. 취소된 모든 공연들이 지금 다시 슬슬 진행되고 있다. 그러니 멘털 상태가 나아졌다. 부수입으로 축제에 가서 공연하며 수입을 올리는데, 축제들이 다 취소됐다가 이제 다시 진행되고 있다. 주변 댄서들의 변화다. 지원사업에 선정돼 공연을 올리게 되면 연습수당을 받는데, 지원금을 확보한 단체는 상황이 낫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말 힘들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어떻게 버텼나 싶다. 다들 좌충우돌하며 나아가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정말 업다운이 심했다.



2. 온라인 영상콘텐츠 제작


허명진 : 이런 상황들이 나의 예술 활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하나, 생각하게 되지 않았나.


천샘 : 그런 생각은 지원금이 들어오면서부터 하게 됐다. 다들 피눈물 흘리며 만든 공연인데 그 직전에 중단되어 힘들어했다. 그런데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되니 그다음이 보였다. 신천지발 코로나 때는 패닉 수준의 공포였는데 광화문집회발 코로나 때는 공연이 엎어지는 게 맞는 건가, 고민을 했다. 공연 티켓 재구매율이 높았다.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사람들의 열망을 담아 소규모 쇼케이스 공연,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했다. 쇼케이스는 회당 10명의 관객만 받았다. 실제 공연과 똑같이 했다. 무료로 공연하게 된 건 기금 지원이 있어서 가능했다. 9월에 공연하기 너무 잘했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허명진 : 온라인 공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천샘 : 마포문화재단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는데, 무용, 음악, 인디밴드 등 마포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단체 10팀이 포함되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10개 팀 중 실제 공연까지 간 단체가 거의 없었다. 코로나 안정 상황을 계속 기다리면서 공연을 준비한 단체는 기다리기만 하다 결국 공연을 못하게 됐다. 그러다가 다들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했는데, 사실 온라인 공연은 잘 안 보게 되지 않나.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했다고 들었다. 공연은 사람과의 대면이 중요하다. 온라인은 관객의 반응을 실제로 느끼기 힘들다. 반면 앱을 만들거나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창의적인 공연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다.


허명진 : 공연 분야 종사자가 보통 그렇지만, 비대면 공연에 대해서 부정적인 것 같다.


천샘 : 코로나 시대의 대안을 생각할 때, 비대면이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에 기술 개발, 온라인 공연 개발을 요구한다고 하는데, 제 답은 언택트가 아닌 ‘로컬택트’다.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고 교감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예술이 구현되고 실현되는 지점에서 3D 활용 등 비주얼 아이디어를 작품에 필요하면 가져올 수 있는데, 그걸로 다 전환될 수는 없다. 단 둘이 만나도 예술 현장에서 만나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허명진 : 생중계, 실시간 댓글로 반응을 느끼는 건 어떤가?


천샘 : 네이버 생중계가 그나마 낫다. SPAF(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같이 규모가 큰 행사는 네이버 생중계를 해준다. 온라인 스트리밍이 있으니 시민들이 보긴 한다. 한데 공연 실황을 중계하는데 무용수가 실수를 할 수 있지 않은가. 실황을 중계하는 것보다 사전 녹화해 편집 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게 훨씬 좋다.


허명진 : 공연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천샘 : 문화예술계에 여성 프리랜서들이 많다. 보통 혼자 살고, 프리랜서 노동으로 그때그때 생활을 하는데, 지금은 온라인 공연 제작이 많아져서 영상 쪽 프리랜서들 수입이 좋다고 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수요가 몰리는 예술계 군이 있다. 수요가 없는 경우 정말 손가락만 빨고 있다. 농담이 아니다. 직접 봤다. 스스로 말을 안 하는 것뿐이지 곳곳에 숨어있는 힘든 환경에 처한 이들이 정말 많다. 이전에는 적어도 공연 수입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없으니 모두가 지원금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온라인 공연은 티켓을 사서 보질 않는다. 관람도 거리두기로 소규모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수입은 더욱 제한적이다.


허명진 : 온라인은 거의 무료 공연이다. 쇼케이스 티켓은 얼마나 판매되었나.


천샘 : 저희는 티켓 수익이 났다. 저희가 사례화 되기엔 좀 예민한 부분이 있다. 3월 공연에 관람객이 많았다. 그런데 취소되고, 9월 공연을 했을 때 20석씩 3회 공연을 했다. 일주일 만에 티켓이 다 나갔다. 1회차를 여성 시민단체에서 단체관람을 하게 되어 20석이 다 나갔다. 온라인 공연 관람을 옵션을 드리고, 관객 대표 4~5명을 초청해 무료로 공연 관람을 하게 하는 걸로 전환했다. 온라인 공연을 할 때 무료로 하지 않기로 했다. 공연 직전까지 티켓 취소 문의는 없었다. 공연을 안 보면 기부를 하겠다는 마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실제로 공연을 봤는지 모르겠다. 저흰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다. 공연 생중계를 하면 더 안 보기 때문에 사전녹화 후 며칠 동안만 공개했다. 우리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견고해야 지속할 수 있다는 게 결론이다. 공연할 때 지인들이 없었다. 티켓이 적어서 공연 홍보도 못했다. 3월 티켓 취소자들에 재공연 할 때 연락드리겠다고 했는데, 9월 공연 때 연락도 못했다. 페이스북에 티저 영상 올리고 글을 올리니 공연이 매진됐다. 우리가 만드는 공연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 덕분이다. 지인들에게 티켓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코로나가 지속된다면 지인들은 오지 않는다. 이 공연을 꼭 봐야겠다는 사람들은 온다.


허명진 : 그런 식으로 관객을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천샘 : 예술가가 시민과 소통하는 게 중요한 시대가 왔다. 관객들의 인문학적 수준이 굉장히 높다. 무용은 잘 몰라도 시대의 현안에 깨어있다. 사회적 이슈를 가지고 작업했는데, 이걸 공연장에서 왜 봐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관객들이 느끼면 안 된다. 사회적 이슈로 공연을 하려면 자신만의 해석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은 현안이 되는 문제를 알고 있는데, 그게 해소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공연을 보러 온다. 예를 들어 포스트모던, 생태주의 이런 단어를 홍보용 문구로만 마구 붙이고 공연을 한다고 했을 때, 관객들은 단번에 알아차린다. 무용은 넌버벌이라 추상성에 기대는 경우가 많은데, 추상성에 논리성을 더하지 못하면 안 된다. 현안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데 추상성에 기대기만 하는 공연이 찬사까지 받더라. 시민 관객이 유입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슈를 갖고 작품을 만들고 흥행하는 작업이란 쉽지 않다.


허명진 : 비대면 온라인 공연의 긍정적 측면은 없을까.


천샘 : 줌은 좋았다. 회의나 세미나를 할 때 얼굴이 화면에 크게 보여 긴장감이 있었다. 온라인 공연은 잘 안 보는 것 같다. 우리는 핸드폰을 보면서 무료함을 달래는데, 핸드폰이 없을 때는 비비적거리고 하늘을 보면서 시간을 견디는 힘을 배웠다. 핸드폰 영상의 시대가 오면서 제일 위험해진 요소가 그런 잉여의 시간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 지점을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비주얼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좋은데, 그것이 잃게 하는 현장의 감동, 그런 것들은 대체할 수 없다. 너무 쉽게 영상 결과물로 환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기관들이 아무리 지원금을 올려도 조금 더 예민하게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허명진 : 영상에 많이 노출된 요즘 세대는 감각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천샘 : 요즘 20대 중요한 키워드가 ‘공정’이다. ‘납작한 공정’. 갑질, 낙하산, 이런 게 많다 보니 공정이 이슈가 되는데, 실제 소수자로 향한 공정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평균적 20대와 스타트가 다른 사람들이 고려되지 않은, 시야가 조금 납작한 공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이 납작한 공정을 강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다. 실제를 느끼지 못하고 결과물만 보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불안함이 조금 있다. 부정적인 게 더 많다.



3. 공연 외 활동 관련


허명진 :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 활동은 어땠나.


천샘 : 3 ~ 7월까지 모임도 자제했다. 7월부터는 눈치 보며 모임을 가졌다. 그전까지는 작업을 해도 한다고 이야기를 못하고, 공연을 해도 홍보를 못하고, 누구를 만났다고 이야기도 못했다. 책모임은 아예 갖지 않았다. 공연이 취소되니 정신적으로 타격이 컸다. 우리도 쉬자고 이야기해 2 ~ 3달 아무것도 안 했다.


허명진 : 공연 이외의 또 다른 활동을 언급한다면?


천샘 : ‘오롯_#위드유’ 현장 연구모임, 피해자 움직임 워크숍이 있다. 현장 연구모임의 경우, 무용계 의제를 두고 세미나를 했고, 20명 선착순으로 모집했는데 매번 다 찼다. 4회차는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5회차 결과공유회 때는 사람들이 다 왔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비닐장갑까지 드렸다.

허명진 : 피해자 움직임 워크숍에 대해 말해 달라. 공연과 연계해 이루어지는 것인가.


천샘 : 공연과 연계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데, 이번에는 공연 주제가 여성의 신체주권 회복인 만큼 이 목표를 둔 움직임 워크숍을 기획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진행을 못했다. 코로나 전에는 계속 해왔다. 오픈 수업을 50분씩 진행하고, 일주일 뒤 본 공연에 올린다. 올해는 아예 못했다. 대신 ‘오롯_#위드유’ 현장 연구모임을 진행했고, 서울예술치유허브의 청년프로그램에 선정된 ‘쌍마픽쳐스’라는 영화사에서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을 위한 회복적 움직임을 발전시키는 작업을 하게 됐다. 무용계가 아닌 문화예술계 쪽 피해자를 만나게 됐다. 이걸 하면서 문화예술계 영화, 다큐 프리랜서 인력 풀을 알게 됐고, 상황이 많이 열악하다고 알게 됐다. 그 프로그램이 ‘상여자의 착지술’인데, 다큐로 찍고 움직임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렇게 피해생존자들과 함께하면서 문화예술계 친구들의 현실을 알게 됐다.


허명진 : 이러한 활동에 코로나가 미친 영향이나 변화가 있는가.


천샘 : 코로나 시대에 국가사업으로 진행하는 것 가운데 중단되는 게 있고, 끝까지 가는 게 있는데, 미리 준비가 되는 경우가 그나마 끝까지 진행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 이 경우, 사전에 프로그램, 움직임 개발 등 4 ~ 5개월 전부터 만나면서 기획을 하고 모집만 하면 되는 상태였는데, 모집은 최근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리 준비되지 않으면 프로그램 진행이 어렵다. 때를 노리고 있어야 한다.

공연이 엎어진 경우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되는데 현장 연구모임이나 ‘상여자의 착지술’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대안을 모색해서 그런지 위축되는 게 덜하다. 그런데 대부분 진행했던 일들이 엎어지면 고립감을 느끼고, 집에서 나오지 않게 된다. 활동이 위축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재정적 위축이 같이 온다.


허명진 : 이러한 활동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


천샘 : 지원금을 받아 도움이 많이 됐다.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안 들렸는데 한 번 들리기 시작하니, 목소리를 수면으로 끄집어내는 게 생태계 전반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상여자의 착지술’ 같은 경우 프로그램 개발자 비용으로 개인당 월 60만 원 정도를 받는다. 그걸 하면서 문화예술계 성폭행 피해생존자들과 같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움직임이 잘못 만들어져 트라우마가 촉발되면 안 되니 피해자들과 같이 보면서 체크를 하며 움직임을 만들었다. 그중 1 ~ 2명은 피해상황으로 외부 활동을 전혀 안 하는 분들인데, 60만 원이라는 돈이 그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그분들이 지원사업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지금 회복 중인데 추진할 여력이 없다. 우리 같은 개발자, 창작자들이 컨택해서 만들어가는 상황인데 그분들과 얘기하고 있으면 돈이 없어도 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 누군가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이 우리의 세계를 받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4. 코로나19에 대해


허명진 :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고 보인다.


천샘 : 저는 결혼을 해서 남편과 맞벌이를 하다 보니 그나마 생활이 안정적이지만,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예술인들은 정말 심각했다. ‘오아시스 딜리버리’라는 프로젝트가 생겨날 정도였다.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예술인들의 얘기가 페이스북에 별 일 아닌 듯하지만 실은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한동안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왔고, 그걸 보고는 그들 계좌에 10만 원을 직접 보낼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친구 기획자가 했다. 저도 거기에 참여해 다른 예술인에게 보냈다.

20대 여성 자살률이 높다고 한다. 20대의 프리랜서 여성은 ‘을’ 중의 ‘을’이다. 빈곤율이 자살률로 이어진다는 데 동의한다. 코로나로 인한 실직, 돈의 공백이 미치는 영향, 그러면서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은 안 되는 고립감 등이 자살을 부추기는 것이다. 제 친구 한 명은 코로나 지원금에서도 배제됐다. 5명 이상 단체만 지원을 해주는데, 개인 안무가들은 조건이 안 되니 정말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관련 정책은 나온다는데 실질적으로 지원받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부에서 미시적으로 꼼꼼히 바라보고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시야가 좁은 것 같다. 가령 코로나로 인해 월급이 끊겼다고 하면 증빙을 하라고 한다. 돈은 서서히 끊기는 거다. 그다음이 문제다. 정책들이 그다음에 대해 생각은 안 한다.


허명진 : 지원을 못 받으면 재정적 보충을 어떤 식으로 하는가.


천샘 : 무용수의 특성상 무용 실기를 가르치는 것 빼고 다른 자격증이 있지 않다. 무용 레슨이 끊기는 경우 재정적으로 직격탄을 맞는다. 줌으로 5명 정도 모아서 온라인 레슨을 하는 경우도 봤다. 솔직히 제 주변에서는 심리적으로, 재정적으로 조여오니 의지가 박약해지고, 고립감을 느끼면서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 제 주변에는 30대 중·후반이 많은데 여자 무용수가 그 나이에 카페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하기 어렵다. 번역을 하거나 영어강사를 하는 경우는 있다. 외부 직업은 20대 프리랜서들이 많이 찾아서 하지 않을까. 고생을 계속하고 있다.


허명진 : 예술인복지재단의 생활안정자금 대출도 있지 않은가.


천샘 : 그 제도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 고립감이 누적되면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써야 하는데 머리도 돌아가지 않는다. 독일은 예술인 증명만 되면 절차도 없이 100만 원씩 지원해줬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그런 제도가 적재적소에 필요하다. 매일 해달라는 게 아니다. 코로나 지원금도 지금이야 그나마 정비되었지만 초반에는 일반 지원사업 평가하듯이 사업개요, 기획의도 똑같이 쓰게 했다. 수중에 2 ~ 3만 원 남았다는 페이스북 글을 보니, 지원사업 서류를 언제 써서 두세 달 걸려 지원금을 받겠냐 싶더라. 위에서는 이해 못하고 있다. 차라리 예술인 고용보험이 제대로 제도화된다면 그게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허명진 : 코로나 이후 가족, 친구관계 변화와 예술 활동에 대한 주변 인식 변화는?


천샘 : 코로나 이후 재정적 압박이 있어서 친구들하고 밥 먹는 게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 건강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대면 공연의 티켓을 취소하지 않는데, 감염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공연 관람으로 전환한다. 친구 공연에 가지 못 하고, 친구도 제 공연에 못 온다. 서로 눈치를 보는 것이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 공연을 올리는 것 자체가 눈치 보였다. 공연 홍보도 못하고, 서로 응원하는 메시지만 보냈다.


허명진 : 예술 활동에서 팬데믹 이후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천샘 : 기관들은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결합을 도모하고 싶어 한다. 창작자 입장에서, 보기에는 화려한데 좋은 질의 예술을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확답은 못하겠다. 영상 하나만 잘못 써도 공연에서 영상만 보인다. ‘오래된 미래’라는 책이 있다. 미래는 옛날로 돌아가는 가치,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까 ‘로컬택트’라고 했는데, 지역 거점으로 사람이 모이고 예술이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중앙 집중화 말고 지역 재단이 예술가들과 협력해가는 것, 생활예술이든 순수예술이든 지역 안으로 침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허명진 : 지금의 현실 자체가 작품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천샘 : 내년에 기획하는 공연이 가칭 <오늘의 날씨>이다. 제 아이가 지금 어린이집을 다닌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아이에게 농사짓는 걸 꼭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나부터 변화를 할지 생각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 재활용 문제 등 플라스틱을 안 쓰겠다고 선언하는 게 어렵지 않나. 또한 기후변화, 온실가스 줄이는 것을 국가적으로 푸시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을 해도 안 된다. 이걸 실천했으니 괜찮아, 라고 말하는 건 자신만의 만족일 뿐, 시위를 한 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지금 청소년기후변화행동단체 친구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제일 잘 반응한다. 결석 시위도 하고, 멋진 청소년들이 많다. 그 친구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저도 영향을 받은 게 내년에 준비하는 공연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작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허명진 :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천샘 : 좋은 긴장감이 있다. 이전까지는 기후 변화를 생각할 줄 몰랐고 이 정도인지도 몰랐다. 팬데믹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을 안 했을 것 같다. 경각심, 긴장감을 앞으로도 계속 가져야 할 것 같다. 생존이랑 직결되는 문제다.


허명진 : 예술 활동에서 팬데믹 이후를 준비한다고 할 때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천샘 : 생존 문제에 집착하게 된다. 옛날에는 예술을 통해 꽃, 바람, 삶의 주변을 이야기할 여력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여유가 없어졌다. 팬데믹 이후 삶이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이렇다면 예술을 통해 얘기하게 될 게 명확해졌다. 저희는 소규모 관객 대상으로 공연하는데 그게 영향력이 있다. 관심 있는 무용계 분들을 포함해서 문화예술계 분들이 많이 공연을 보고 가신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으면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 천샘 인터뷰 워드 크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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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진
무용평론가. 무용전문지 <몸> 기자를 거쳐 공연예술지 <판> 편집위원을 지냈다. 국립현대무용단 교육&리서치 연구원을 거치면서 무용의 접점을 다변화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