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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기록

계명국

'계명국은 뮤지션은 아니다'

  • 인터뷰이 계명국(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감독, 엔플러그 프로듀서)
  • 인터뷰어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 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11:00
  •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 플랫폼창동61 카페 더 뮤즈

계명국은 뮤지션은 아니다. 기획자이다. 계명국은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함께 만들어온 주역이며, 나윤선/블랙스트링/신노이 등의 뮤지션을 매니지먼트 해온 프로듀서이다. 코로나19 문화예술현장 기록 및 연구를 진행하며 대중음악 분야에서 기획자 계명국과 인터뷰를 한 이유는 계명국이 오랫동안 대중음악산업에 종사해온 인물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음악 페스티벌을 만들어온 핵심 인물이기 때문이다. 계명국은 수많은 뮤지션과 교류할 뿐 아니라, 음악산업계의 다양한 영역과 협업한다. 그래서 일반 창작자보다 업계의 현황을 훨씬 잘 파악하고 있다. 계명국의 시선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해외의 음악업계와 축제 쪽과 계속 소통하고 있어 교류의 폭도 넓다.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대중음악계에도 타격을 입은 이들이 무수히 많은데, 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이다. 많은 페스티벌이 취소되었다. 공연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페스티벌을 진행해 23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물론 오프라인 관객 수와 온라인 조회수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페스티벌을 취소하지 않고 진행했다는 사실과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사례는 충분히 경청할 이유가 있다. 올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에서 뮤지션들과 음악업계 종사자들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그리고 기획자이자 프로듀서로서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계명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서울특별시 도봉구 창동의 플랫폼 창동61 앞 카페 더 뮤즈에서 진행했다. 오전 시간이었던 덕분에 카페는 비교적 조용했다. 계명국은 특유의 달변으로 질문에 답했으며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계명국의 경력이 긴 덕분이기도 하고 기획자로서 어떻게든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덕분이기도 했다. 실제로 계명국은 공연 일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해였다고 밝히면서도 침울해하거나 비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전한 상황이 녹록치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장비업체와 기획사 종사자들 가운데는 스스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여럿 있을 정도였다. 티켓 판매 업체 역시 상황은 매한가지여서 월급을 삭감하거나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뮤지션들 중에 버티기 위해 장비를 파는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았다. 장비를 팔고 배달을 하는 뮤지션이 많다는 계명국의 이야기는 연습실을 빼고 장비를 내놓은 사람이 많다는, 내가 들은 이야기와 일맥상통했다. 계명국의 분석처럼 어느 한 부분만 힘든 상황이 아니었다. 코로나 위기의 물결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음악계 전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해외쪽과 잡혀 있던 약속들도 모조리 멈추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멈추지는 않았다. 오프라인 공연이 멈추었을 때, 뮤지션들과 기획자들은 온라인 공연에서 활로를 찾았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기존의 방식으로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계획과 출연 가능한 뮤지션으로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계획과 국내 뮤지션만으로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계획을 차례로 세웠다가 폐기한 이후에야 17일간 온라인 공연을 진행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고 고단했을지 보지 않아도 선하다. 계속 B안을 세우고 관련 업체에 양해를 구하고 뮤지션을 조율하며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경험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계명국은 온라인 페스티벌은 공연을 찍어서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온라인 공연이 대세가 되면서 영상에 대한 수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색감과 구성, 연출 모두 훌륭해야만 시선을 끌 수 있게 되어버린 상황은 영상에 더 많은 예산을 사용해야 할 뿐 아니라,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데 있어 기획자나 음향/조명/무대 등의 영역보다 영상 담당자의 역할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각자 온라인 공연을 보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음향의 비중이 낮아지고 영상의 비중이 가장 커져버린 것이다.


그래서 계명국은 앞으로 영상과 비주얼에 대한 고민들이 새로운 메이저 아트 장르로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온라인 관객과 오프라인 관객에 대한 배려와 고민을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객들 역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온라인 공연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관련 장비를 준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온라인 공연을 볼 때 정해진 시간에 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시간에 자기가 보고 싶은 방식으로 볼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공연 환경을 경험하게 될 텐데 여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객과 관객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오프라인 공연을 볼 때 우리는 공연을 하는 뮤지션과 교감할 뿐 아니라 같은 시공간에서 공연을 보는 관객들과도 교감하면서 공연의 분위기를 만들고 즐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공연의 채팅창에서 벌어지는 소통과 교감을 확산시키려하는 노력이 흥미로웠다.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일들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도 차별성을 만들고,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계명국과의 인터뷰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기획자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뷰였다.


계명국은 앞으로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예술을 접하게 될 거라고 했는데, 그의 말처럼 향유계층은 많아지지만 수준은 깊어지지 않을까? 어쩌면 늘어난 예술향유 계층의 수준을 높이는 일도 기획자의 숙제가 되지 않을까? 올해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던 것처럼 기획자들과 예술가들이 오프라인으로 주지 못했던 감성과 경험을 채울 수 있는 컨텐츠들을 계속 찾아내고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가 불안하고 두렵지만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다.



계명국은 40대 중반의 남성으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감독이다. 2000년 활동을 시작해 재즈와 월드뮤직의 공연과 축제, 뮤지션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감독과 엔플러그의 프로듀서를 겸해 활동 중이며 블랙스트링과 신노이의 제작자 겸 프로듀서이다.



계명국 : 일을 시작한 것은 2001년이다. 아니 2000년이다. 이제 올해가 2020년이니까 20년 된 거다.


서정민갑 : 장르는 뭐라고 해야 될까?


계명국 : 음악, 공연과 축제다.


서정민갑 : 공연과 축제 외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한 게 있나?


계명국 : 요즘은 레이블 시작해서 엔플러그에서 오티움이라는 레이블로 음반을 제작하고,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다.


서정민갑 : 소속되어 있는 곳이 어디인가?


계명국 : 자라섬재즈센터 페스티벌의 감독으로 계약이 되어 있고, 엔플러그의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블랙스트링과 신노이는 개인 자격으로 한다.


서정민갑 : 복잡하지 않나?


계명국 : 괜찮다. 다 너무 좋아하는 일이다.

1. 2020년 활동

서정민갑 : 올해는 어떻게 지냈나?


계명국 : 바쁘게 지냈다. 모든 축제가 그렇겠지만 정신없었다. 프로그램을 4번 정도 새로 했다. 코로나가 없으면 하려고 했던 버전이 있었다. 작년부터 올해 초반 1월까지 보통 그걸 하는데 했다가 다 뒤집어엎었다. 다음 버전은 코로나가 짧게 끝나는 버전으로 여름에 코로나가 끝나면 10월에 가능한 해외 아티스트들과 다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4~5월이 됐을 때는 장기적으로 가겠다 판단했고, 국내 아티스트 버전으로 가자 해서 다시 국내 아티스트의 대면 버전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비대면 17일 버전으로 다시 프로그램을 짜면서 정신없었다. 아티스트 관련해서는 같이 일하는 아티스트들이 올해 굉장히 좋은 기회가 많았는데 해외 일정이 다 취소가 되었다. 블랙스트링의 경우 해외투어 취소가 3건, 신노이는 4건, 그 다음에 페스티벌 교류나 기타로 해외에 못 간 게 2건 정도 된다. 개인적으로 페스티벌 디렉터 자격으로 마켓이나 축제에 초청돼서 갔는데 취소된 게 4건쯤 된다. 경제적으로 말한다면 아주 안 좋다. 페스티벌에 스폰서가 없고 표를 팔지 못했다. 가평군청의 도움과 광고 팔고 간신히 돈 마련해서 하느라 회사 자체도 힘들었다. 돈이 없으니까 있던 직원이 나가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공연 일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해였다.


서정민갑 : 전적으로 코로나 때문인가?


계명국 : 코로나 때문 아니면 코로나 때문에 수면 위로 올라온, 시스템화 되지 못하고 현실적이지 못했던 관행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점은 그대로 있고 더 깊어졌는데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지니까 피부로 와 닿게 된 거다. 물론 수면으로 올라오게 온 이유는 100% 코로나가 맞다.


서정민갑 :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어땠는지 주변 얘기를 해 달라.


계명국 : 가슴 아픈 얘기지만 극단을 선택한 사람도 꽤 있다. 특히 장비업체들이나 군소 기획사 사장님들 중에서 몇 분이 그런 일을 당하셨다고 들었다. 이게 굉장히 연쇄적이다.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장비업체들은 일이 없는 거다. 악기, 음악, 조명, AD 회사들 대부분 군소업체다.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매달 리스비를 내야 한다. 평상시면 리스비 정도는 갚으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이제 리스비를 다 못 낸다. 공연이 없으니까 티켓 파는 데는 절반 정도는 회사에 못 나오게 한다고 한다. 방역의 이유도 있지만 공연계 회사들은 급여를 60%, 70% 밖에 못 받은 데들도 많다. 모 티켓사이트 콘서트팀을 만난 적이 있는데 석 달 동안 2장 팔았다나 3장 팔았다나? 연주자들은 공연할 기회가 없어지고 조금이라도 돈을 벌었던 공연들이 전혀 없어지니까, 모두 다른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공연이 없으니까 장비를 다 팔아야 해서 장비시장이 물건이 넘친다고 한다. 좋은 장비가 싼가격에 너무 많이 나와 있다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급조한 정책이라고 내는 게 영상제작인데 관련 장비 회사들만 돈을 엄청 벌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것들이 연쇄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어디를 딱 짚어서 힘들다기보다 전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필드에서 우리가 주장을 하면서 가지고 왔던 일정 부분의 헤게모니와 정책 방향들이 6개월만에 다 관으로 돌아갔다. 이제 관이 시키는 대로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안정적인 자리를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만 큰 영향이 없다. 안정적이지 못했던 자리를 가지고 있던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더 힘든 지옥이 되어버렸다.


서정민갑 : 자라섬에서는 어떻게 버텼나?


계명국 : 저나 대표님이 필드 경력이 좀 있다보니 이런 상황에서 꽤 기민하게 움직인 편이다. 2년 전부터 관에서 돈을 안 받고 축제를 민영화 했다. 민영화 하니까 작지만 장기적인 플랜을 계속 세웠고 올해 상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는 자금과 플랜이 있었다. 그런데 7, 8월이 되면 보통 다음 축제 예산이나 3, 4월에 계약한 협찬사들의 현금으로 운영하는데 그게 없어지는 상황이 되니까 직원들 급여도 적게 줘야 되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많이 나갔다.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지원시스템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단기 계약직인거 회사에서 월급 70% 정도만 주고 일을 줄여서 하는 거나 그만두고 실업급여 70% 받으나 똑같다. 그러니까 문화계에서도 나간 친구들이 꽤 많이 있다. 하지만 나가서 6개월 정도 쉬다가 정상화되면 돌아와야지 생각한 얘들은 난리 났다.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되면서 나라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엄청 많아졌다. 저희가 그렇게 받은 직원이 4명 있다. 원래 있던 팀장급 직원들은 절반 정도 지원받는 게 있어서 인건비 부담을 많이 줄였다. 결국 온라인으로 하게 되면서 새로운 헤게모니를 찾아야겠다고 고민을 많이 한 편이다. 다른 해외 축제의 사례를 많이 연구했다. 그래서 5월에 온라인 페스티벌을 했다. ‘자라섬온라인올라잇 페스티벌’이라고 간을 한 번 본 거다. 축제가 온라인 되기 시작할 때였는데 재즈클럽이 다 문 닫고 레슨도 못 하고 이럴 때 재즈 아티스트랑 상생하는 의미에서 퍼블릭 펀딩 받아서 했다. 천만 원 모아서 3일 동안 했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고 공부가 많이 됐다. 온라인 축제를 해봤기 때문에 똑같이 공연 몇 개 시리즈로 올려서 축제를 만드는 것은 하면 안 되겠다. 차별화도 없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에서 관객들과 어떻게 축제의 접점을 가져갈 것인가 심하게 고민했다. 단순히 공연 올리는 거 말고 ‘축제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접점들을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없을까 고민해서 만든 것이 올해 17일 동안의 온라인 버전 축제인 거다.


서정민갑 : 올해 축제는 완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했나?


계명국 : 온라인으로 했다. 온라인으로 했을 때 중요한 건 두 가지이다. 한 가지는 콘텐츠를 어떻게 가져가느냐, 두 번째는 수익창출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사실 온라인도 돈이 많이 들었다, 어떻게 매니지먼트를 하느냐의 문제긴 하지만 온라인 콘텐츠가 사업화가 되려면 퀄리티가 좋아야 한다. 그냥 찍어서는 팔 수 없다. 그래서 콘텐츠의 다양성, 접점의 다양성, 수익화의 다변화를 심하게 고민했다. 국내 아티스트만 가지고 하니까 다양한 재즈를 소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하고 그 외에 퓨전음악을 조명하는 프로그램과 자라섬 ASMR이라든지, ‘우사자; 우리가 사랑했던 자라섬’이라는 프로젝트처럼 메인 스테이지에 피아노 한 대만 가지고 공연을 한다든가. 가평의 갤러리를 찾아다니면서 렉처 콘서트를 한다든가. 갤러리에 아티스트 재킷을 크게 뽑아서 작품인 것처럼 걸고 공연을 한다거나, 가평에 있는 브루어리를 찾아가 아티스트랑 맥주 마시면서 얘기하는 걸 보여준다든가. 나윤선 씨가 가평 사니까 나윤선 씨 가평집에 찾아가서 사는 모습을 찍어서 세계적인 재즈 아티스트의 한국에서의 삶 같은 걸 조명해본다든가 이런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봤다. 사실은 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더 많다. 도서 관련된 것, 영화 관련된 것들도 하려했는데 저작권 때문에 못했다. 콘텐츠를 다변화하고 굿즈도 만들고 막걸리 회사랑 공식 막걸리도 출시했다. 굉장히 노출이 많이 돼서 내년 축제를 했을 경우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으로는 계속 혼란스러웠는데, 공연장에 오는 사람과 온라인으로 보는 사람은 분명히 다르다는 확신을 얻었다, 온라인은 온라인 시장이 있고 실제로 현장에서 하는 대면공연을 원하는 시장이 있다. 지금까지 공연을 온라인화 하지 않은 것은 거기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판단 때문이었다. 이걸 온라인으로 풀 경우에 아무도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데 그게 반대였던 것 같다. 오프라인으로 주지 못했던 감성과 경험들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잘 될 것 같다. 올해 콘텐츠를 만들 때 온라인 시장의 세분화에 대해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된 거다. 온라인이 광고 노출의 효과가 더 많으니까 광고주도 훨씬 좋아한다. 어쨌든 올해 콘텐츠를 다 팔았다. 이런 것들이 좀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겠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거다.

2. 코로나가 만든 변화

서정민갑 : 코로나19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활동 형태는 뭐라고 생각하나?


계명국 : 코로나 이후에는 온라인은 온라인,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병행 하는 기획이 필요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 오프라인을 하는데도 온라인에 대한 컨셉트가 있어야 하고, 온라인을 하는데도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컨셉트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비주얼, 영상의 수준이 높아졌다, 옛날에는 편당 500만원이면 됐는데 이제 1천만원이 됐다. 옛날에는 영상을 찍을 때 주로 ENG카메라를 써서 영상을 준비했는데, 이제는 ENG 말고 캐논의 색감으로 찍자든가, 알렉사는 어떠니 레드는 어떤가요? 이런 얘기를 하니까 아티스트가 더 좋은 음향기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영상도 등급이 나뉘어버리는 거다. 이제는 앉아서 지미짚과 레일은 들어오는지, 카메라는 몇 대가 들어오는지, 몇 테이크를 찍어야 되는지에 대한 공연 제작에 대한 분화가 더 심해진 상황인 것 같다. 영상도 옛날에는 유튜브에서 볼 수만 있으면 됐는데, 좋은 때깔과 구성과 연출로 나온 것을 ‘영상’이라고 하기 때문에 이제는 거기 맞춰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냥 엔간히 찍어서는 올리지도 못하게 되는 경향이 가장 큰 변화라면 변화일 것 같다.


서정민갑 : 본인이 관여한 행사에서 취소나 변경할 때 가장 주요하게 판단했던 근거는 정부에서 올린 단계였나, 아니면 다른 근거가 있었나?


계명국 : 솔직히 말하면 책임 소재다. 우리가 행사를 강행했는데 만약 씨가 돼서 엄청 걸렸어 그러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 책임질 수 없으면 접는 것이 맞다. 그리고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일이다. 그럴 땐 가장 안전하게 가는 게 좋겠다고 해서 온라인화도 많이 했고 취소도 몇 건 했다.


서정민갑 : 취소하고 변경하면서 어려움이 많았겠다.


계명국 : 아티스트들에게, 관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굉장히 크다. 기획자로서 아직 영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기획했던 것들을 그냥 화면으로 올리는 것에 대한 자괴감 같은 게 있다. 기본적으로 무대 배치나 이런 것들을 제가 한다. 객석에서 볼 때 어떻게 프레젠테이션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데, 이제 헤게모니가 바뀌어서 촬영감독이 결정한다. 화면이 어떻게 나가느냐, 화면에 이 색깔은 잘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돼버리니까 기획자로서의 자괴감이 분명히 있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건 기본적으로 예산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옛날에는 어떤 카메라가 어떤 방식으로 몇 대로 쓸 것인가가 기획에 들어있지 않았다. 옛날에는 어떤 악기를 쓸 것인가, 어떤 아티스트를 세울 것인가, 어떤 음향 프로세스로 좋은 음향을 내보낼 것인가였고, 영상은 중계팀을 부르는 것으로 끝나는 프로세스였다면 지금은 영상으로 나가면서 음향은 논외가 됐다. 각자 디바이스나 인터넷 환경에 따라서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표준화시킬 수 없다. 공연장에서는 음향을 어떻게 해달라, 조명을 어떻게 해달라 하면서 100% 콘트롤 할 수 있다. 그런데 영상이 주가 되면서 컨트롤 할 수 없는 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기획의 묘가 많이 떨어진다. 내가 기획했던 것들을 모두 접고 영상에 의지해야 되는 일들이 공연 프로듀서로서 힘들다.


3. 정부의 지원과 기획자로서의 대응


서정민갑 : 일반 시민으로 지원해준 것도 있고 예술가로서 지원해 준 것도 있고 자영업자들에게 지원해준 것도 있었는데 어쨌든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됐다고 보나?


계명국 : 나라에서는 어떻게든 지원을 하고 싶어 하고, 소액이지만 전체적으로 국민에게 지급한 이후에 조금 더 필요한 데들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려고 소상공인이랄지 예술가라들지 저소득층이랄지 지원하는데 전체 경제를 생각할 때는 이런 지원 분야들이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티스트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되느냐는 또 다른 얘기인 것 같다. 아티스트들에게 20, 30만원씩 도움을 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여전히 체는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나 힘든 사람들이 못 받는 경우가 되게 많고, 체가 촘촘하고 균일하느냐가 그 나라의 수준이다.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력 지원 사업들이 많아져서 수혜를 받고 있어서 그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서정민갑 :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됐던 것들이 있나?


계명국 : 공동체의 위기의식이다. 지금은 서로 사기 치면 안 된다. 특히 자라섬 같은 경우는 17년을 해오는데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같이 해 온 사람들이라서 이제 실비만 받고 우리가 정리를 빨리 하자, 싸게 그냥 하자. 비용을 서로 부담을 덜어가며 하자. 우리끼리 뭉쳐야 한다는 연대의식은 좀 생겼다. 아티스트들과도 되게 가까워졌다. 아티스트들을 붙잡고 버텼고 대한민국 재즈계에서 자라섬이 가지고 있는 위치에 대한 아티스트들의 지지와 응원도 있었다.


서정민갑 :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끈끈함 외에 본인에게 도움을 준 게 있을까?


계명국 : 다양한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 축제에만 계속 매달리고 있었다면 축제가 기울면서 제 인생도 기울었을 텐데 음반작업, 레이블 작업을 한다든가, 아티스트들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도모해보다든가 그런 식으로 기댈거리들이 조금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서정민갑 : 경제적 피해 대해서 얘기를 하다 말았는데, 경제적인 피해가 컸을 것 같다


계명국 : 회사와 개인 모두 피해가 컸다. 그래도 연주자들이나 다른 축제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축제를 했고 어쨌든 살고 있고 작지만 월급을 받고 있다. 뭔가를 더 했어야 됐는데, 하지 못한 정도가 피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정민갑 : 코로나19 이후에 가족이나 친구들의 관계 변화가 있나?


계명국 : 크게 변화가 없다. 친구를 자주 만나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아티스트를 주로 만나고 관계자들을 만나고 음악을 듣고 혼자 그림을 보고 책을 보기 때문에 인간적인 관계의 변화는 없다. 솔직히 말하면 안 만나도 되는 관계들을 다 안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가족은 좀 다른 것 같다. 서울에서 멀리 살고 있기 때문에 원래도 잘 만나지 못했는데 가족과는 멀어졌다. 같은 교회를 나가는데 교회가 폐쇄되면서 주일날 못 보게 되니까 좀 멀어진 건 있다.


서정민갑 : 코로나19 이후에 명국 씨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주변의 인식이 달라진 게 있나?


계명국 : 어려운데 고생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멋있는 직업이다’라고 생각한 반면 이제 공연계가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 알지 않나. 부모님, 친구들도 제가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측은지심이 있다.

4. 코로나 이후 예술계의 변화

서정민갑 : 앞으로 코로나 이후의 예술활동이 어떻게 변화할 거라고 예상하나?


계명국 : 예술이 아픔이라는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상황들을 위로하기 위한 새로운 예술들이 생기리라 생각한다. 원격 혹은 직접 대면을 하지 않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 영상과 비주얼에 대한 고민들이 새로운 메이저 아트 장르로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기술이 예술을 더 선도하리라고 생각한다. 디지털화하고 유통하는데 더 이슈가 있기 때문에 기술자가 아티스트처럼 되어가는 시대가 올 거다.


서정민갑 : 작품 경향의 변화는 많지 않다고 보나?


계명국 : 지금 범지구적 정서가 예술가들에게 트라우마를 주고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작품에 반영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인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될 것인가. 반성인가 혹은 희망인가 혹은 좌절인가. 이런 것들은 조금 봐야 알 것 같다. 예를 들어 세월호 이후에 트라우마를 받은 예술가들의 경향들이나 활동들이 실제 작품으로서 나타날 수도 있고 사회운동을 통해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일단락 된 후에 나올 것이다. 그래서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서정민갑 : 제작 환경이 변화하리라 지적했다.


계명국 : 온오프라인을 축제에서 같이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100% 동의한다. 이제 계획을 세울 때 온라인으로 보는 사람과 오프라인으로 보는 사람에 대해 각각 다른 대우를 해야 한다. 온라인 콘텐츠로 만들어서 오프라인에서 보여줄 수 없고,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을 온라인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기획을 해야 된다는 것이 축제나 공연을 하는 사람들한테 공통된 이슈인 것 같다.


서정민갑 : 그렇다면 관객들은 어떻게 변할 거라 보나?


계명국 : 관객들은 선택이 많아질 것이다. 어떤 작품을 대할 때 공연장에 가서 볼까, 오디오로 집에서 볼까 선택하게 되고 개인의 오디오 장비나 방송장비들을 집에서 구비하는 일이 많아질 것 같다. 옛날처럼 오디오를 듣기 위해서 장비를 구비하는 것부터 비디오를 보는 장비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양방향소통에 대해서 사람들이 더 오픈됐다. 이제는 온라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에 대한 시장이 넓어지는 것 같다.


서정민갑 : 예술활동에서 팬데믹 이후를 준비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한다고 보나?


계명국 : 예술가들에게 하는 얘기가 있는데, 버티는 거 외에는 길이 없다, 살아남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살아남는 자가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한다. 살아남자, 살아남자. 이 모든 것을 축제로 승화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축제의 개념이 바뀔 것 같다, 정확히 어떻게 바뀔 거라고는 잘 모르겠지만 바뀌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것들을 캐치업 해야 되는 것도 기획자의 할 일이다


서정민갑 : 앞으로 관객들을 만날 때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나?


계명국 : 이제 한 가지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연장 공연은 더 쇠퇴할 수 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연을 보는 형태로 많이 바뀌었다. 온라인은 굉장히 자유롭다. 각자 먹고 싶은 걸 먹으면서 각자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보던 사람들에게 근접한 환경은 축제인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시간에 맞춰서 뭘 하는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취약해졌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사업자들의 영향도 있긴 하지만, 공연처럼 8시에 어디 가서 보는 문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링크를 주면 ‘며칠 내로 볼게.’라고 답한다. 집에서 혼자 보고 싶은 시간에 보는 관객들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리라 본다. 공연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시청하거나 관람하는 행위에서 새로운 공연 환경을 경험하는 걸로 바뀌는 것 같다. 그렇다면 공연은 뭘 경험하게 할 것인가. 아티스트와 관객의 관계는 온라인을 통해서 많이 극복되고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될 것은 관객과 관객 사이의 관계다, 그걸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올해 자라섬 페스티벌의 댓글창을 보면서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댓글창이 하나밖에 없는데 플랫폼을 만들 때 각자 방 같은 걸 만들어서 서로 얘기하면서 볼 수 있게 한다든가, 관객과 관객 사이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기술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서정민갑 : 그걸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계명국 : 올해 온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오프라인에 와서 다시 만나게 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모임들이 생겼다. 자라섬에 내년에 같이 가자는 모임이 생겼고, 정책적으로 이벤트 등을 통해서 지원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블로그도 계속 보는 데 훨씬 더 블로그를 많이 쓴다. 내년에 올만한 사람이 많아졌다. 우리는 축제를 오기까지 차가 있고 전철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전철생활권이 아닌 사람도 있고, 티켓값이 비싸지는 않지만 그 돈 자체도 부담이 되는 사람도 있다. 한 달에 5~10만원 정도를 들여서 갈 수 있는 콘텐츠는 대부분 하나이다. 페스티벌에 오느냐, 뮤지컬을 보느냐, 대중가수 공연을 보느냐인데 대부분 장소 문제, 시간 문제, 그리고 재즈라는 장르의 벽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뮤지컬이나 대중공연을 선택했다면 그 사람들이 페스티벌로 오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이 올해 온라인을 통해 많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홍보할 때는 장벽을 낮추는 작업들을 해야겠다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다른 시장에 대한 고민과 배리어를 낮추는 고민도 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서정민갑 :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활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예술가로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 아까 말했던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활동은 뭔가?


계명국 : 팬데믹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가올 더 큰 위기에 대한 준비이다. 지금 이 팬데믹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였다, 머릿속으로는, 영화에서는 있지만. 전염병이 돌아서 전세계가 한꺼번에 감염되는 일이 있을까 생각했던 일이 이루어졌다. 무서운 게 뭐냐면 자칫 더 큰 게 몰려올 수도 있다. 위기는 계속된다는 거다. 2~3년 내에 코로나 이후에 더 쎈 것이 온다. 정부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고 그것을 상정한 위기 프로토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정민갑 : 마지막 질문이다. 온라인 활동에 대한 얘기를 계속 했는데 해보니까 뭐가 어려웠나?


계명국 : 차별화가 힘들었다. 행위는 같다. 공연은 보여줄 수 있고, 들려줄 수 있고, 경험하게 해 줄 수 있고, 참여하게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행위를 조정할 수 있는데, 온라인은 그냥 보는 행위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차별화하기 힘들었다. 내가 기획한 것이 얼마나 차별화돼 있고 더 유니크한가인데, 그 유니크함이 다 떨어진 것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수익 창출을 내기가 힘들었다. 기획자는 예산 안에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인데 예산부터 문제가 되고 결국은 유니크한 게 없으니까. 페스티벌이라면 다른 페스티벌에 비해서 ‘저희 장난 아니에요’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영상이 다른 것에 비해서 장난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그러면 이걸 가지고 현금화 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거다. 그래서 온라인을 어떻게 수익구조를 낼 수 있도록 플랫폼화 하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영상 만들어주는 게 문제가 아니다. 나라에서 할 일은 영상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개인이 만들어낸 영상과 온라인 콘텐츠를 어떻게 수익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정책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아티스트들을 먹여 살리는 일에 급급했던 게 사실이다. 또 다른 위기가 몰려올 수 있고 이것이 장기화된다고 생각했을 때 보완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서정민갑 : 비대면 예술이 보편화될 거라고 했는데, 비대면 예술활동이 계속 이어졌을 때,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같이 있다고 보나?


계명국 : 긍정적인 요인이 분명 있다. 액세스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계층이 넓어질 거다. 우리 엄마 아빠도 유튜브를 보시니까 예술에 대한 향유 계층은 넓어질 것이다. 다만 그것이 온라인을 통해서 오프라인으로 가는 것에 있어서는 고민해야 한다. 향유계층은 많아지지만 수준은 깊어지지 않을 것이다. 많이 볼 순 있겠지만 예술의 정수에 다가가는 것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See의 개념은 있지만 Feel의 개념은 없다.



▲ 계명국 인터뷰 워드 크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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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2004년부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광명음악밸리축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콘서트, <권해효와 몽당연필> 콘서트, 서울와우북페스티벌 등 공연과 페스티벌 기획/연출/평가도 병행한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좋은 음악』, 『음악편애-음악을 편들다』, 『밥 딜런, 똑같은 노래는 부르지 않아』를 썼으며, 『대중음악의 이해』, 『대중음악 히치하이킹하기』, 『인간 신해철과 넥스트시티』는 함께 썼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리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 인터뷰』, 『레전드 100 아티스트』, 『음악과부도』,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한국대중음악명반 100』도 거들었다.)